[경마화제] 세계 최고 경주마 '시가', 17연승 기록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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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시카고 델마경마장. 총상금 100만달러에 달하는 퍼시픽 클래식 경주가 열리고 있었다. 미국 경마팬들의 눈과 귀는 일제히 이곳으로 쏠렸다. 그들이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주마 "시가"의 17연승 달성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정확히 오후 3시40분 경주결과가 나왔다. "사이판" 1착, "시가" 2착. 2마신 차이의 승부였다. 이로써 "시가"는 지난 40년대말 주름잡던 경주마 "시테이션"이 세웠던 16연승 타이기록에 만족해야만 했다. 미국의 스포츠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이드"지 최신호에 따르면 이날 경마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결승 직선코스. "시가"는 스타트부터 앞서 나가기 시작해 3,4코너를 돌고 결승주로에 진입하기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했다. 그때까지 아무도 시가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가"는 결승선 20여m를 앞두고 "사이폰"에 추월을 당했다. 마지막 스퍼트를 했지만 역부족, 결국 2마신 차이로 "사이폰"에 선두를 내주었다. 아울러 그가 누렸던 "카리스마적"인 인기도 종지부를 찍었다. "시가"가 비록 17연승이란 대기록 작성에는 실패했지만 아직도 세계최고의 준마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시가"는 지난해 10연승을 기록,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이드"지와 "트리뷴"지에 마이클 조던, 모니카 셀레스 등과 함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던 명마. 지난 3월 열린 두바이 월드컵 경주에서 우승, 세계 최고의 준마임을 과시하며 1착상금 24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대회 우승으로 "시가"의 몸값이 한화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두배나 껑충 뛰어 세계를 놀래키도 했다. 그가 21개월에 걸쳐 16연승으로 챙긴 우승상금만도 880만달러에 달했다. 마주 앨런 폴슨은 항공사를 소유하고 있는 거부. "시가"라는 이름은 담배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항공기 운항확인기점의 명칭에서 따왔다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