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선고공판] 김영일 재판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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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재판이었다. 법원은 법률적 측면에서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지 역사적 의미까지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투명한 상태에서 사실관계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12.12 및 5.18사건과 비자금사건 담당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는 선고공판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공판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다음은 김부장 판사와 일문일답. -양형결정의 기준은. "12.12사건의 개입여부가 이번 사건의 양형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기준으로 작용했다. 사건 전체의 흐름을 볼 때 5.18사건이 더 큰 희생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것은 12.12사건이었다. 불구속 기소됐던 차규헌 피고인이 법정구속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내려진 판단이다" -일부 피고인에 대한 내란목적살인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이유는. "검찰이 현지 지휘관을 기소하지 않은데다 유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았다. 5.18특별법의 정신과 배치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특별법이 사실관계까지 지배할수는 없다. 법원에 온 이상 형사사건처리방식에 따라 법률적으로 투명하게 심리했을 뿐이다" -4명의 기업총수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것은 의외라는 지적이 있는데. "돈의 성격, 액수의 많고 적음 등이 기준이 됐다. 돈을 건넨 사람과 연결고리역할을 한 사람까지 엄하게 처벌함으로써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보자는 재판부의 의지가 포함된 것이다. 다만 기업총수의 경우 국가경제를 위해 끊임없이 활동해야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는 만큼 법정구속을 피했다"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한 심정은. "매우 무겁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