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가격파괴 "강풍" .. 가을 성수기 '사활건 한판'

가구업계에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보루네오가구 현대종합목재(리바트) 바로크가구 동서가구 선창산업(선우드) 삼익가구 장인가구 레이디가구등 대형가구업체들은 그동안 고가격 정책을 통한 고급수요층 흡수에 치중해왔으나 최대 시즌인 가을을 맞아 대부분 저가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유명브랜드를 바탕으로 고가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중저가제품은 1~2개 품목만 구색품목으로 내놓는 종전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 가을신제품의 절반이상을 저가제품으로 출시하는등 제품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이같은 저가제품으로 상반기중 부진했던 매출을 하반기엔 20~50% 끌어올린다는 적극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구는 10자장롱기준으로 2백50만원이상을 고가,1백50만~2백50만원을 중가, 그 이하를 저가로 통상 구분하고 있다. 이같이 대형 가구업체들이 저가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고가제품보다는 저가제품을 선호하는등 소비패턴이 변하는데다 주수요층인 신혼부부들이 가구보다는 자동차에 관심이 높아 가구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어서이다. 이에따라 중저가시장을 형성해온 중소가구업체, 이른바 사제메이커와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선우드가구는 가을 신제품 6종가운데 4종을 저가제품으로 출시하면서 기선제압에 나섰다. 베이지컬러에 천연 나무색의 투톤컬러로 도장하고 입체감을 살린 "발레리나"장롱과 심플한 디자인에 연노란색 계통의 컬러로 신혼층을 겨냥한 "71시리즈"장롱 10자짜리를 1백40만원대 안팎의 저가로 판매하고 있다. 안창수가구사업본부장은 "중저가제품 위주의 제품전략과 대리점 내실화로 가을시즌 매출을 상반기보다 20%이상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을철 월평균 매출은 50억원으로 잡았다. 선우드는 올가을 주력제품인 발레리나가 단순하면서도 정갈한 이미지로 신혼부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일부 기업들이 디자인을 무단 복제하고 있다며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바로크가구는 유명메이커 제품중에서도 고가의 고급제품정책을 견지했으나 올가을엔 신제품으로 출시한 10종의 제품중 메이플과 리버풀등 6종을 저가제품으로 출시했다. 이정철영업이사는 "품질은 기존 제품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바로크는 이번 시즌중 월평균 1백10억원의 매출목표를 설정, 상반기보다 50%이상 늘릴 계획이다. 삼익가구는 올 가을을 겨냥해 출시했거나 곧 선보일 신제품중 1~2종만 중.고가제품으로 생산하고 나머지는 모두 저가제품으로 구성했다. 이 회사는 이미 출시한 "엘레강스"와 "콘체르토"를 1백만원대로 책정한데 이어 곧 생산할 비너스 루치아 아스트로 모다등 신제품 시리즈를 1백만~1백20만원대로 내보낼 계획이다. 삼익가구 진용구상무는 "특수층을 제외하곤 고가제품을 잘 찾지 않는다"며 이에따라 아예 제품구색을 중저가위주로 구성, 대중적인 제품으로 공략에 나섰다고 밝혔다. 삼익은 가을철 월매출을 상반기보다 30%이상 늘린 평균 6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최근 이천 미란다호텔에서 대리점 판매책임자 회의를 갖고 매출확대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했다. 장인가구도 첨단 멤브레인공법을 사용한 아리아시리즈와 루바안단테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저가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곧 선보일 하모니 체리 워시 원목등의 신제품도 중저가 제품으로 가격대를 구성할 계획이다. 권혁택개발실차장은 "금방 지나가는 봄보다 가을이 결혼과 이사의 적기여서 가구판매의 최대 성수기"라며 "중저가제품으로 중산층이하의 대중적인 소비층을 집중 공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인은 가을 매출목표를 상반기보다 20% 늘린 월 55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밖에 보루네오가구는 루나 유니크 리베라비치등 모던스타일의 내추럴컬러제품과 유색의 라망떼, 리바트는 신토불이 장롱인 허니밀크,레이디가구는 알베로 벨쟈 로사워시, 동서가구는 여성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컨셉트가구를 저가제품으로 생산해 각각 출시했다. 업계는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격파괴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소비자로서는 싼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고를수 있는 최대 적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