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아시아 과학사회의] (인터뷰) 김호준 <교수>

중국 연변지역의 조선족 학자를 중심으로 한국과학사 관련연구가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제8회 국제동아시아과학사회의에 참가중인 김호준연변대교수(55)는 한국의 과학사연구를 위한 조선족 위주의 독립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현재 중국과학원 자연과학사연구소 산하 성및 지역연구기관과 협조해 한국의 수학사를 연구중인데 이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조선족으로 구성된 별도의 연구소설립을 건의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분야 조선족 학자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지만 연구소가 세워질 경우한국과 중국의 중간시각에서 보다 객관적인 연구업적이 나올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김교수는 중국 동북사범대를 졸업한 후 연변대 수학과에 재직해왔으며 최근에는 한양대 김용운교수가 쓴 "한국수학사"를 교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특히 조선시대의 수학수준이 중국에 비해 월등히 앞섰다는 연구결과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 당시 중국인들이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던 27개의 고차대수방정식을 조선에서는 모두 풀어내는등 세계 최고수준의 수학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연구논문을 지난 91년 발표한 것. 이 논문은 중국에서 최고권위지로 인정받고 있는 "중국과학기술사자료"에 실려 예나 지금이나 한국은 중국보다 한수 아래라는 중국인들의 인식을 일부나마 바꾸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교수는 "민족문화의 특색과 우수성을 찾아 미래를 위한 토대로 이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만이 글로벌경쟁시대의 생존조건"이라며 관련연구에 보다 많은 지원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