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해 '96] 미국, 전당대회 끝내고 본격 선거전

미국 민주당이 29일오후(한국시각으로 30일오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최했던 전당대회행사를 마감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을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는데 필요한 "형식요건"을 갖춘 것이다. 대선에 나서는 클린턴후보의 출사표와 같은 민주당 정강정책도 공개됐다. 공화당은 지난12-15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보브 돌 대선후보를 위한 전당대회를 거창하게 열었다. 돌 후보는 이 전당대회에서 잭 캠프전주택장관을 부통령 런닝메이트로 지명하고 이미 표몰이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민주 공화 양당이 "지상 최대의 정치쇼"라는 전당대회를 끝냄에따라 오는 11월5일에 치뤄질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챔피언 클린턴"과 "도전자 돌간"의 한판승부가 정식으로 시작된 셈이다. 두 후보는 언론기관등이 조사, 발표하는 지지율의 등락에 노심초사해야하는 약 2개월간의 막바지 선거전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선거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28일 미국언론들이 조사한 지지율을 보면 클린턴측이 돌후보를 13-15%포인트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여론이 미국대선에 촛점을 맞추기 시작한 금년초 이후 지지율조사에서 돌후보가 클린턴보다 높았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미정가에서는 따라서 돌후보가 클린턴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 나가느냐 아니면 더 처지느냐로 이번 대선의 향방을 점쳐 왔다. 공화당이 샌디에이고 전당대회를 열기 이전인 이달초만해도 클린턴과 돌간의 지지율 격차는 20%포인트를 넘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나흘간의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최된 이후인 18일께에는 지지율 격차가 7%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격차가 한 자리숫자로 됐다는 것은 클린턴의 재선가도에 적색경보가 켜졌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10%포인트 미만의 격차는 2개월간의 막바지 선거전에 따라 얼마든지 승패가뒤집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시카고 전당대회를 거의 끝낸 28일에는 CBS와 ABC방송은 15%포인트의 두자리숫자로 클린턴이 다시 돌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려놓았다는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또 MSNBC는 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3%포인트라고 발표했다. 언론기관의 조사결과는 클린턴이나 돌 진영 다 같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20%포인트이상의 격차로 경쟁자를 따돌렸던 클린턴 입장에서는 돌후보가 13-15%포인트의 격차로 추격해 왔다는 사실에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상황을 맞았다. 돌후보도 지지율 격차를 다시 한자리숫자로 만회하지 않으면 승리를 기대하기 힘든 입장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에따라 클린턴의 우세를 점치는 것이 다수설로 돼 있지만 앞으로 2개월여 남은 막판 선거전에서 극적인 뒤집기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