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반기실적 이렇게 읽자] (7) '화섬업계'

나이론 아크릴 등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지난 상반기에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대부분 순이익이 크게 줄었으며 빚이 늘어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그러나 내부를 잘 들여다보면 다른 업종과 다른 점을 발견할수 있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순이익과 경상이익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기업의 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영업이익 다시 이자비용과 환율변동손실을 차감한 경상이익 그리고 마지막으로 특별손익을 감가한 당기순이익으로 나뉘어진다. 따라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것은 적어도 판매활동에서는 양호했다고 평가할수 있다. 지난 상반기중에 영업이익이 늘어난 회사는 9개사중 동양나이론 고합 코오롱 제일합섬 등 4개사. 이들 4개사들은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이상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에서 38%까지 늘어 화섬업계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코오롱은 상반기중에 지난해와 비슷한 458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보다 57억원 많은 4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원가절감에 힘써 판매관리비를 지난해 327억원에서 295억원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변동으로 외환부문에서 47억원의 적자를 낸데다 41억원의 특별손실로 순이익은 지난해 절반인 32억원에 그쳤다. 국내 최대의 화섬업체인 동양나이론도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판매로 영업이익이 39% 증가했다. 그러나 39억원의 외화환산손실과 44억원의 전환사채 상환 특별손실을 입고지난해에 207억원의 유가증권처분이익을 낸 영향으로 경상이익과 반기순이익은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고합과 제일합섬도 영업이익이 늘었다 그러나 이들 회사 역시 영업외수지에서 큰 폭의 적자를 보여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80%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25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을 보았던 고합은 올해 3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입었고 지난해 54억원의 외환이익을 입었던 제일합섬도 올해 59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해외판매비중이 높아보니 달러강세의 파급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밖에 증시에서 황제주로 군림하고있는 태광산업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17% 정도 신장했으나 원가가 크게 늘어 영입이익은 40%나 감소했다. 한일합섬은 매출이 줄어든데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한일합섬은 그러나 올해초 대규모 자산재평가차익을 남겨 부채비율이 1070%에서 359%로 주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중에 화섬업계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일부 업체가 소폭이나마 영업이익이 신장된 것은 화섬원료인 TPA가격이 2분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