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면톱] '시베리아가스 파이프라인' 북한 관통 협의

시베리아에서 채굴한 가스를 한국에 끌어오기 위한 파이프라인의 북한지역 관통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한 민관합동대표단이 이달 하순 중국 북경에서 접촉할 예정이다. 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통산부 통일원 외무부 등 정부 및 민간의 전문가 28명은 오는 22일부터 3일간 중국 북경에서 열리는 제2회천연가스파이프라인국제회의에 참가하는 북한 천연가스연구회의 김경봉회장 등 10명안팎과 만나 파이프라인의 북한관통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번 회의참가자 전원은 지난달 29일 통일원에 북한주민접촉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접촉승인신청자중에는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기술공업 대림 고합그룹 등의 관계자뿐만 아니라 시베리아가스전의 독자개발을 추진, 정부 및 컨소시움측과 마찰을 빚었던 한보그룹의 권순원 한보경제연구원장이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이번 접촉은 지난 1월8일부터 이틀간 북경에서 열린 북한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이의덕국장과 우리측의 한국범 아시아천연가스파이프라인연구회관계자간 비공개협의에서 북측이 파이프라인의 관통을 희망하며 국제회의참가 및 한국측과의 계속 접촉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번 접촉에서 다른 나라와 동일한 사업환경을 보장하지 않는 한 북한관통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도쿄에서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관계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국제회의에 불참하는 등 그동안 파이프라인건설사업에 무관심했으나 올들어 대외경제협력추진위관계자 등으로 천연가스연구회를 결성, 독자적인 사업타당성조사를 벌이는 등 부쩍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변화는 한국 일본 등 가스소비대국들이 남북한관계와 북한의 실정을 들어 파이프라인을 북한지역대신 황해에 매설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불리하지 않고 안전성도 잘 보장될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