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반기실적 이렇게 읽자] (11) '석유화학'

석유화학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은 유화경기의 침체를 그대로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매출액 감소폭보다 이익 감소폭이 더욱 컸다는 점이다. 한화종합화학 동부화학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주요유화업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반토막이상 줄었다. 이는 유화제품가격의 급락에 기인한 것. 우선 유화업체들의 실적악화는 주원료인 나프타가격의 강세와 제품가격의하락으로 매출원가율이 크게 높아진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t당 평균 174달러였던 나프타가격이 180.7달러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주제품가격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약20% 하락했고 스티렌계수지와 PVC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 30% 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4개 석유화학업체의 평균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4.3%나 감소했다. 또 경상이익도 90.5%나 줄어들었다. 특히 제품가격의 하락폭이 컸던 스티렌계수지 생산업체인 동부화학은 33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152억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원화절하에 따른 외환수지 악화도 유화업종의 실적악화요인으로 꼽힌다. 외화차입규모가 큰 LG화학과 한화종합화학의 경우 외환차익에서 외환차손을뺀 순외환차익에서 각각 264억원과 129억원의 순외환손실을 봤다. 유화제품외에 산업용건재와 생활건강용품 생산비중이 60%를 넘는 LG화학의경우 경쟁사인 제일제당과의 치열한 판매경쟁으로 인한 판매및 일반관리비증가와 인건비상승 등으로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8.3%로 뚝 떨어졌다. 쌍용투자증권 조사부 이광훈 과장은 "중국이 연말께 3개 유화공장을 신설하고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도 내년에 생산설비를 완공할 예정이어서 아시아시장이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자급화체계를 이루는 양상"이라며 "지난해 상반기 피크를 이뤘던 유화경기가 상당기간 침체를계속해 주요유화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