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형두 <범우사 대표> .. 창립 3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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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고전선" "범우사상신서" "범우에세이문고" 등 좋은 책 만들기에 전념해온 범우사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저.역자 공로표창 및 범우출판장학금 수여식을 가진 범우사 윤형두대표(61)를 만났다. "책이 좋아서 출판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권의 책을 만들더라도 오랫동안 읽힐 수 있는 양서를 만든다는 자세로 30년을 지내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범우사가 내놓은 책 모두를 최고의 양서라 고집할순 없어도 어느 한권도 버릴 것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56년 월간 "신세계" 기자로 출판계에 발을 내디딘 윤대표는 월간 "법제" 편집장과 삼우당서점 대표를 거쳐 66년 8월 도서출판 범우사를 설립했다. 67년 양주동 박사 등 여러 문인이 함께 쓴 수필집 "사향의 념" 발간을 시작으로 김광섭 시집 "성북동 비둘기", 피천득의 "수필", 법정스님의 "무소유",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등 총 2,000여종의 도서를 펴냈다. 이가운데 "길은 우리 앞에 있다" (김동길 저) "내가 걷는 70년대"(김대중 저) "위장시대의 증언" (한승헌 저) 등은 당국에 의해 압수당하거나 판금조치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대형서점에 들를 때면 너무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편집물 투성이인 이들 책이 다른 책을 죽이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새책을 기획, 출간하기보다는 옛날에 냈던 좋은 책들을 새로 다듬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놓은 "범우문고"가 "무소유" "수필"을 비롯 "무진기행"(김승옥 작) "딸깍발이" (이희승 저) "문장강화" (이태준 저)"가난한 날의 행복" (김소운 저)등 총 152권에 달한다고. "눈앞의 이익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좀더 멀리보고 책을 냈으면 합니다. 30년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면 베스트셀러에 집착한 출판사의 생명력은 그리 길지 못했습니다. 현재의 투망식 출판행태에서 벗어나 몇년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결실을 얻는 과수식 출판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학과 수필을 중심으로 인문과학 사회과학 기술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서를 양산해온 범우사는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 (최완수 저) "한국전적인쇄사" (천혜봉 저) 등 타블로이드 판형의 자료적 가치가 높은 도서를 간행했으며 올해는 3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목공예"를 출간할 예정이다. 윤대표는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 그간 한국출판문화협회부회장 한국출판협동조합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중앙대신문방송대학원 객원교수로 출강중이다. "출판물유통론"과 수필집 "사노라면 잊을 날이", 화갑기념문집 "한 출판인의 초상" 등을 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