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높은 호응 '첫 단추' 잘 끼웠다..부산국제영화제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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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속에 진행된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희망과 아쉬움을 남긴 채 21일 폐막됐다. 국내에서 처음 열린 이번 국제영화제는 진행상의 잦은 실수에도 불구하고관객들의 호응, 참신한 기획, 초청 작품들의 규모와 다양성,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영화관계자들의 관심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젊은관객들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는 이번 영화제를 돋보이게 했다. 아시아 신인감독들의 문제작을 선보인 "뉴커런트"와 단편영화 및 다큐멘터리영화를 소개하는 "와이드앵글"의 출품작은 관객동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상영관마다 젊은 관객들로 넘쳤다. 이는 첫 국제영화제에 대한 호기심과 싼 관람료 (3,000원), 할리우드영화와 다른 영상체험을 원하는 젊은관객들의 욕구등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총 관람인원 17만여명에 입장수익은 5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31개국 169편이 상영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일본영화들이 예상대로 "금지특수"를 누렸고 우리 영화중에서는 "세친구"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등이 인기를 끌었다. "아시아의 창" "뉴커런트" 부문에 우수한 아시아영화들이 출품돼 아시아영화의 전체흐름을 살필 수 있었던 점도 이번 영화제의 큰 성과로 꼽힌다. 이가운데 중국 장유안 감독의 "아들들" "동궁서궁", 이란 자마로 파나히의 "하얀풍선", 일본 이시이 소고의 "물속의 8월" 등이 주목받았다. 아드리아노 아프라, 알렌 자파유 등 세계 유수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첸카이거, 자크 오뤼야르, 브렌다 블리슨, 조안첸 등 유명감독과 배우 등 국외영화관계자 400명이 참가, "국제영화제"로서의 면모를 갖춘데다 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영화제의 미래를 밝게 했다. 그러나 처음 치르는 국제영화제이고 준비기간이 짧다 보니 진행과 관리상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출품하기로 한 필름의 도착이 늦어져 상영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자주 변경됐고 필름의 관리.점검 소홀로 상영사고가 잦아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영화제에 자사수입영화를 출품시킨 대기업들의 과열선전도 문제가 됐다. 영화 "크래쉬"를 제멋대로 가위질해서 상영했는가 하면 예고편을 내보내거나 영화홍보를 위해 초호화파티를 개최해 물을 흐려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제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 요인으로는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젊은 스태프들의 헌신적인 노력, 자원봉사자 350여명의 조직적인 활동, 국내영화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등이 꼽혔다. 폐막식에 앞서 발표된 경쟁부문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최우수아시아신인작가상 = 무산의 비구름 (장밍.중국) 특별상 = 세친구 (한국) 아청 (대만) 면로 (싱가포르) 영혼의 어두운밤 (스리랑카) 운파상 (최우수한국단편영화상) = 내안에 우는 바람 (전수일) 특별상 = 다우징 (김윤태) 선재상 (최우수해외단편상) = 기차의 도착 (안드레이 쉐레진야코프.러시아) 특별상 = 서른다섯에 홀로 (다미앙 오도넬.아일랜드) 세친구 (임순례)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