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증권업계] (중) '고객서비스로 승부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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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오후 대한투자신탁 3층 대강당. 토요일오후임에도 대강당에는 갑작스레 많은 인파가 몰렸다. 대한투신이 고객서비스행사로 상영하는 영화 "미션임파서블"을 관람하기위해 모인 인파다. 대한투신은 물병을 사은품으로 마련했고 고객들은 뿌듯한 마음으로 토요일오후를 보냈다. 영화를 상영한 곳은 대한투신뿐만 아니다. 지난 8월21일 국민투신도 "아기공룡둘리"를 상영해 고객들과 인근주민들의 큰호응을 얻었다. 국민투신이 고객서비스로 영화를 상영한 것은 지난해 8월15일부터 세차례나 된다. 또 오는 10월4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고객사은음악회를 연다. 고객만족경영을 내세운 한국투신도 갖가지 사은프로그램을 마련하기는 마찬가지다. 컴퓨터강좌나 꽃꽃이강좌 서예강습 등 투신사 지점별로 갖가지 고객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대여금고와 고객불만족처리센터를 운영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투자게임도 실시중이다. 한국투신 이원희상무는 "이제 잠재고객들까지 타켓으로 할수 있을 정도로 고객서비스가 다양화해야 한다"며 "높은 수익률은 물론 토탈서비스가가능해야 투신사가 생존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사들이 은행보다 영업점포가 적다는 점을 만회하기 위해 펌뱅킹이나 CD기를 이용할수 있도록 한 것은 일반화돼 있다. 은행과 연계, 수익증권담보대출을 실시함으로써 대출상품이 없다는 고객의불만도 해소하고 있다. 수익증권담보대출은 국민투신이 동남은행과 연계해 가장 먼저 시작했고 대한투신도 대출가능상품을 만들었다. 투신사가 이처럼 고객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치열해진 영업환경때문이다. 발로 뛰어도 모자라 다양한 고객서비스로 고객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수탁고는 감소위기에 몰려 있고 신설투신의 도전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외국투신과의 경쟁이 불가피한게 투신사의 환경이다. 따라서 고객을 끌어안기 위해선 높은 수익률이나 다양한 상품, 편리한 상품이용 등에서 그치지 않는다.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34개증권사가 서로 매매약정을 따내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또 내년쯤되면 증권사들간의 M&A도 가시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따라서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거나 전문화를 통해 생존해야하는게 증권사들의 과제다. 이같은 과제를 안고 증권사들은 저마다 고객서비스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증권사들의 고객서비스는 지점에서의 투자설명회와 펌뱅킹등 주로 매매와 입출금업무에 관련된 서비스가 많다. 이동투자상담소를 개설하고 최근 잇딴 투자설명회를 여는것도 고객에 대한서비스다. 고객들에게 좀더 편리하게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는게 증권사들의 고객서비스목표다. 대우증권은 음성인식 자동응답서비스와 모든 은행의 입출금서비스 등을 업계로선 가장 먼저 시작했다. 또 공모주청약시 전화예약을 받고 있다. LG증권은 고객이 정한 전화로 특정시간에 주문체결내역을 알려주는 주문체결 자동통보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서진전무는 "이제 은행의 고객서비스보다 뒤질게 없을 정도로 고객서비스가 다양화됐다"며 "고객만족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위해 사내공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와 같은 건물을 쓰는 영업점 4군데에서 삼성금융플라자를 만들어 다목적홀 퍼팅홀 컴퓨터및 에어로빅강좌 등 다양한 대고객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전영업점에서 복권을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관계당국과 협의를 마친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