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환수 없다" .. 한국은행 발표 4분기 통화운용 방향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4.4분기 통화운용방향"의 특징은 한마디로 "절대 돈을 무리하게 환수하지 않겠다"(박철 자금부장)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금리및 환율동향까지 감안해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겠으니 시장참여자들은 제발 "안심"하라는 사인이다. 한은이 이처럼 신축적인 통화관리를 천명하고 나선 것은 최근 경제분위기와금융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데 따른 것이다. 고비용구조의 한 축인 고금리체제를 어떤식으로든 해소해야 한다는 요구가강한 마당에 금리움직임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인게 첫번째 요인이다. 또 지난5월 실시된 신탁제도개편에 따른 자금이동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데다 최근엔 시중자금이 은행고유계정에 몰리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것도 총통화(M2) 증가율 목표를 높여잡게 만들었다. 아울러 한은이 실질적으로 중심통화지표로 삼고 있는 MCT(M2+양도성예금증서+금전신탁) 증가율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것도 한은으로 하여금 과감히 M2를 "포기"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이처럼 신축적으로 통화를 운용하면 시장금리도 연말로 갈수록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참여자들의 시각은 약간 다른다. 우선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신축운용을 발표해 놓고도 그다지 신축적이지 않았던 그동안 한은의 행동에 미뤄보면 시장참여자들의 불안심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점도 변수로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한은이 M2지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이상 M2증가율이 예상외로 높아질 경우 한은은 다시 통화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장참여자들도 그러나 한은의 신축적인 통화관리가 계속된다면 추석후 시장금리는 회사채 유통수익률 기준으로 연12%대 초반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다가 연말로 갈수록 점차 하락, 연1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