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따라/취향따라 '자판기' 다각화 바람..제품종류 100여개

달걀 가락국수 감자튀김 보험상품 등을 판매하는 ''이색'' 자동판매기들이늘어나고 있다. 커피 캔음료 담배 등 일상적이면서 표준화된 제품만을 취급해온 자동판매기에 ''다각화바람''이 불면서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품들이 진열대위로 오르고 있다. 한국아사히기계에서 내놓은 계란반숙.완숙 자동판매기는 동전만 넣으면 집에서 먹는 수준의 계란요리를 뽑아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학업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좋은 간식거리로 학교와 학원가에서 눈길을끌고 있다. 최근에는 달걀프라이에 소금과 포크까지 끼워져 나오는 자동판매기가 개발돼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흰돌서비스의 가락국수 자동판매기에는 낱개포장된 국수에 스프와 뜨거운물을 부은 상태로 나온 제품을 꺼내 먹을 수 있다. 컵라면밖에 선택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부드러운 가락국수를 자동판매기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감자가루와 물을 반죽해 감자칩을 뽑은후 기름에 튀긴 감자튀김자동판매기역시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제품이다. 극장 버스터미널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설치돼 있다. 한국TMI에서 개발한 비디오테이프 자동대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이회원카드와 원하는 테이프의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출구로 제품이 나오도록설계돼 있다. 320여개의 비디오테이프를 한꺼번에 진열판매하는 이 제품은 테이프회수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어 사람의 손이 전혀 필요없다. 이밖에 복권 명함 서적 생수 등을 판매하는 자동판매기들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보험에 가입하거나 데이트상대를 고르는 일마저 자판기를 통해 할 수 있게되면서 ''자판기만능시대''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동판매기 제품종류가 100여가지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있다. 커피 식품 음료 일용품 스낵 오락용 복합형 등 다양한 용도의 자동판매기가개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커피자동판매기의 경우 인스턴트커피 원두커피 뿐만아니라복권 카드 캔음료 생수 라면 스낵 토큰 팝콘 등을 함께 판매하는 복합형기기로 변하고 있다. 음료자동판매기 역시 캔 컵 팩 병제품 등으로 취급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스낵자동판매기의 경우 감자튀김 팝콘 오징어 초콜릿 솜사탕 땅콩 호두과자 강정 엿 사탕 껌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오락용 자동판매기의 경우 운수풀이 노래방 게임소프트 등으로 취급범위가넓어지면서 청소년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자동판매기의 다양화 추세는 물론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머물러있다. 자동판매기협동조합 민준원이사장은 "전문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자동판매기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정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기업들이 많다"며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검증과정을 통해 앞으로 자동판매기시장이 정착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판매기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품선택범위가 넓어지고 품질수준도 향상되면서 편리함과 간편성을 무기로 내세운 자동판매기가 소비제품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등장하고 있다. LG산전 자판기사업유닛 윤두한기획실장은 "제품수요의 다양화와 대체수요로 자동판매기시장이 매년 15~20%씩 성장하고 있다"며 "커피와 캔음료 위주였던 자동판매기 기능이 복합화되고 상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