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공단분양가 더 인하돼야

비싼 땅값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장지을 땅은 부족하고 땅값도 비싸고 토지에 대한 규제는 많아 공장짓기가 어렵다. 설령 공장을 짓는다 해도 공장짓고 나면 남는 돈이 없어 생산활동은 차질을 빚게 되고 고지가의 멍에를 지고 어려움을 겪는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경쟁력강화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 공단분양가를 10%이상 인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현재 미분양상태에 있는 공단과 앞으로 개발될 공단분양가를 크게 낮추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빠르면 이달말부터 시행키로 했다. 우선 건교부가 이러한 방안을 마련한 것은 잘한 일이라 평가하고자 한다. 그러나 땅값 인하라고 하지만 워낙 비싼 땅값을 약간 내리는 것만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쉽게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일이 땅값 인하를 위한 중요한 출발이 될어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자 한다. 공장지을 땅이 없다고 불평하는 가운데에서 전국의 미분양공단이 3,500여만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35배에 이르고 있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공단을 조성하는 경위 도로 용수공급시설 하수도 전기통신시설등 각종 기반시설 설치비에 대한 국고지원액을 늘리고 각종 부담금을 폐지하며 공단분양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각종부담금으로 기업이 공장용지를 구입할때 농지전용부담금 산림전용부담금 대체농지조성비 대체조림비 대체초지조성비 개발부담금 공유수면점용료 공유수면개발부담금등 8가지에 이른다. 공단기반시설에 대한 국고지원의 부족과 각종 부담금 부과로 우리나라 공업단지는 외국공단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재경원에서도 높은 땅값과 임금등으로 기업이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할수 밖에 없다는걸 탄식한바 있다. 영국 미국등에서 자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을 위해 거의 무료로 가까운 파격적인 가격으로 토지를 공급하는가하면 부대시설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사정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땅은 사두기만 하면 값이 오르고 돈을 벌수 있기 때문에 땅매입자에게 부담을 많이 주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공장짓는데에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반시설 설치비중 50%만 국고에서 지원해도 공단분양가는 10%정도 낮출수 있고 각종 부담금을 폐기하면 분양가를 20%이상 인하할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땅값은 더 떨어뜨리는 길은 또 있을 것이다. 토지공사등 개발사업시행자들의 경영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하고 이들 기관이 땅장사를 하겠다는 생각부터 바꾸어 놓아야 한다. 공장지을 땅은 없다고 하면서 미분양 공단면적은 엄청난 규모에 이르러 막대한 재정손실을 나타내고 있고 또 공장을 굳이 수도권에 짓겠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방에 공장을 짓는 것이 수도권에 짓는 것보다 땅값을 비롯,각종 부대비용이 훨씬 유리하도록 해야한다. 건교부의 공단분양가 인하방침을 환영하면서 공장 용지확대와 가격인하 그리고 각종 규제 철폐등을 종합적으로 계속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땅값이 비싼한 우리경제의 고비용구조를 원천적으로 개선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