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박세리, 극적 연장 돌입 우승..한화컵 서울여자오픈

프로 초년생 박세리 (19.삼성물산)가 국내여자프로계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박은 제7회 한화컵 서울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총상금 30만달러)에서 연장끝에 우승, 여자프로사상 최초로 시즌상금 2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박은 이날 우승상금으로 5만4,000달러 (약 4,517만원)를 추가, 금년시즌 상금이 2억1,870만원이 됐다. 박은 또 데뷔연도에 4개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6일 용인프라자CC 타이거코스 (파72.전장 5,603m)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8번홀 (파5.485m.평소의 9번홀)에서 일어났다. 17번홀까지 17개의 파행진을 하던 박세리는 이 홀에서 3온후 2m버디퍼팅을성공, 합계 6언더파 210타를 만들었다. 똑같은 타수로 이미 홀아웃, 프로 첫승을 고대하고 있던 정일미 (24.휠라코리아)와 동률선두로 연장전에 들어간 것이다. 다시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 첫번째 홀 경기에서 박은 파를 잡으며 그린미스로 보기에 그친 정을 2위로 밀어냈다. 1,2라운드 선두 김미현(19)은 이날 보기5 버디2개로 75타를 기록,합계 3언더파 213타로 3위에 그쳤다. .6일 서울근교에는 하루종일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그렇지만 문을 닫은 골프장은 거의 없었다. 웬만한 악천후에는 개의치않고 라운드를 하는 것이 한국골퍼들의 특성. 다음은 서울여자오픈 마지막조였던 박세리와 김미현의 "우중라운드 대비책"이다. 장비측면 두 선수를 포함하여 프로들이 비속 라운드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그립을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수시로 마른 수건으로 그립을 닦는 것은 물론이고 충분한 장갑을 준비했다. 김미현과 국가대표 한희원은 5켤레를 준비했다. 박세리는 한걸음 나아가 10개를 준비했다고.5켤레라면 4홀당 하나꼴로 장갑을 갈아낀다는 얘기이고, 10켤레라면 2홀당 하나꼴이다. 장갑의 소재는 평소에 쓰는 양피 (천연가죽)가 아니라 "세무"(인조피혁)였다. "세무장갑은 비교적 덜 미끄러진다"는 것이 이유이다. 아마들도 비오는 날에는 적어도 2~3개의 세무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듯. 장갑다음으로는 비옷. 그중에서도 하의이다. 여자선수들은 상의는 몰라는 대부분 바지위에 비옷을 착용하고 플레이했다. 비옷 상의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옷이 두꺼우면 아무래도 스윙에 방해가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은 캐디들이 마른수건을 준비하지만, 아마추어들은 스스로 마른 수건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볼과 클럽 그립을 수시로 닦아주기 위함이다. 경기측면 선수들은 비가 와도 할것은 다했다. 아마추어들이 우중라운드에서 서두르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비라는 변수로 인해 오히려 평소보다 더 신중했다. 연습스윙 평소와 다를바 없었다. 드라이버샷은 평균 1번, 아이언샷은 1~2번, 퍼팅은 2~3번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트러블샷이나 파세이브를 해야하는 순간에는 여러 번의 연습스윙을 통해 감을 잡았다. 비속에서 선수들은 특히 어프로치샷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평소보다 그립을 1인치 (2.5cm)정도 내려잡는 것이 공통점이었다. 이는 클럽과 볼사이에 물기와 풀잎이 끼고, 스탠스도 불안해 평소와 같은 풀스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에 따라서는 그립을 내려잡는대신 한 클럽 길게 잡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컴팩트한 스윙에 대한 거리보충차원이다. 또 볼이 그린에 떨어진뒤 거의 그 자리에 멈추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리가 짧아 그린전방 에지에 떨어질 경우 그린미스로 나타난 경우가 허다했다. 결론적으로 프로들의 우중라운드는 "비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하되,스윙은 더 신중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