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가이드] 30대그룹 경쟁률 평균 10대 1 넘을 듯

올 하반기 취업문은 작년보다 좁아질 것 같다. 취업희망자는 작년보다 늘어난데 비해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줄어들어서 그렇다. 정보통신 유통등 신규사업에 진출했거나 덩치 큰 기업을 인수해 신규 인력수요가 발생한 일부 그룹을 빼고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명예퇴직등 민간기업에 불고있는 감원바람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아진 정부투자기관들도 채용인원을 줄이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30대그룹의 올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예정인원은 총 1만7,050명으로 지난해보다 5.8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도 그룹이미지등을 감안해 채용계획을 부풀려 발표한 곳이 많아 실제 채용인원은 더 줄어들 것으로 취업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취업전문기관들은 올하반기 구직희망자가 기졸업 미취업자와 전직자를 포함, 27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투자기관 공무원등을 모두 합쳐도 9만명정도에 불과해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대부분 취업희망자가 지원서를 내는 30대그룹의 경우엔 적어도 10대1은 넘을 것이라고 취업전문기관들은 설명한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유통등 일부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흐림"으로 요약된다. 특히 국내산업의 대명사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유화업종에서의 채용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등 국내 반도체 "빅3"는 반도체산업의 불황이 지속되자 감량경영의 일환으로 신규 인력충원을 자제키로 했다.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등도 채용규모를 작년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강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포철까지 채용동결을 검토하고있을 정도다. 경기침체로 상반기 적자로 돌아선 업체가 많은데다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 경기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대부분 철강업체들이 채용인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건설의 경우 부동산경기침체로 주택업체와 중소건설업체들은 채용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채용을 보류하고 있다. 플랜트 토목분야와 해외사업비중이 높은 업체는 그나마 작년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리는 정도다. 지난 2~3년간 20~30%씩 늘려 뽑아온 대기업마저도 작년수준을 유지하거나 약간 밑도는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동아건설등은 작년수준인 20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벽산건설 진로건설등은 작년보다 50%줄여 뽑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등 금융업계 취업도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경우 사무자동화및 경비절감등을 이유로 인력을 줄이는 곳도 있고 영업확장을 위해 늘린 곳도 있어 모집인원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체로 공채시험을 치르지 않고 일부 대학교에 추천의뢰를 한뒤 면접으로만 신입행원을 뽑고 있어 지방학생들은 원서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보험업계의 채용예정인원은 작년에 비해 평균 10~20%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일부 손보사가 채용규모를 늘리기로 했으나 대부분 내실경영을 위해 조직축소를 서두르고 있어 신규채용을 늘릴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다. 증권회사도 마찬가지다. 대형 증권사들이 투신진출및 지점신설등에 맞춰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은 채용인원을 줄이거나 상시채용제도를 채택, 인력수급의 탄력성을 기하기로 했다. 반면 정보통신과 유통업의 취업문은 넓다. 특히 정보통신의 경우엔 신규사업자로 지정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인력확보에 나서 관련학과 출신들은 선택의 고민을 하고있을 정도다. 유통은 삼성물산 LG백화점 청구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유통업에 가세하고 기존업체들도 할인점등 신업태 점포수를 늘리면서 신규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백화점 할인점 킴스클럽의 다점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뉴코아백화점은 올 하반기 지난해 250명보다 20%늘어난 300명의 대졸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할인점 사업에 신규진출한 LG유통 해태유통과 쁘렝땅백화점그레이스백화점 그랜드백화점등도 지난해보다 20~40%씩 늘어난 인원을뽑기로 했다. 올하반기엔 이처럼 취업문만 좁아진게 아니다. 기업의 특성및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채용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그룹차원의 정기공채 관행에서 벗어나 인력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모집하는 상시채용제도, 인터넷을 통한 원서접수, 계열사별 공채등이 대표적인 예다. 선경그룹은 1년에 두차례 실시하던 신입사원 정기채용을 상시채용제로 전면 개편, 올 하반기부터 연중 모집한다. 한보 한진그룹등도 일부계열사를 중심으로 상시채용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 채용도 보편화되고 있다. 현대 삼성등 10대그룹 전부와 금호 두산 동부 벽산 고합 한일등 30대그룹 대부분이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 응시원서 접수부터 합격자 통보까지 PC통신을 통해 실시할 방침이다. 취업전선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물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선발기준과 이를 평가하는 잣대도 함께 변하고 있다. 학업성적보다는 사람됨됨이를 중시하고 그에따라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대신 면접비중을 강화하고 있는 것. 따라서 기업들은 응시자들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면접시험을 실무자 임원 사장면접등으로2~3차례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1차실무자 면접에 과.부장이하 면접관을 참여시켜 국제감각 창의성 적극성을 평가할 계획이며 2차 임원면접에선 인간성 성실도등을 체크한다. 이밖에 지원자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면접을 하는 블라인드 면접이나 시추에 션면접, 합숙면접, 호프집면접을 실시하는 기업도 있다. 또 많은 그룹들이 신입사원의 기초적인 사무능력과 입사후 적응가능성등을 시험하기 위해 적성.인성검사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 삼성 LG 대우 선경 한진 한화 한보 한라 코오롱 쌍용 효성그룹등은 종합적성검사내지 직무능력 검사를 실시한다. 한편 여성인력 채용은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이나 기업들이 전체 채용규모를 줄여 그다지 늘어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에 따르면 50대그룹의 연간 공채규모 대비 대졸여사원채용 비율은 90년 4%에서 93년 9.7%, 95년 11.3%로 최근들어 꾸준히 증가돼 왔고 이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게 취업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취업전문가들은 삼성 두산 금호 이랜드와 같이 여성인력 활용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있거나 한진 한일 롯데 제일제당등 여성서비스및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그룹들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