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가이드] (LG그룹) 기자가 본 LG .. 인화/자율/공격

LG그룹 하면 우선 떠오르는 단어는 "자율"과 "인화"다. 국내 최고기업중 하나인 LG가 거대 우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LG이즘"을 반영한 "느슨한 것 같으면서도 치밀한 경영" 덕이었던 것 같다. LG는 최고 경영자의 뜻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는 국내 기업의 일반적인 풍토와는 다른 전통을 갖고 있다. 계열사나 사업부서장이 자율권을 갖고 경영을 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따라서 그룹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신속성은 떨어진다. 그래서 피상적으로는 느슨하고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율과 조직원간의 융합에서 발휘되는 파워는 빠르지는 않지만 실패하지 않는 견실한 성장을 가능케 했다. LG그룹의 이같은 특성은 구본무 회장이 지난해 취임한 뒤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자율"과 "인화"에 "공격"과 "도전"이라는 새로운 색채가 덧칠되고 있는 것이다. LG그룹의 "공격경영"은 올해 PCS사업권이나 민자발전 사업권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낸 것에서 잘 나타난다. LG는 지난해부터 "될 사업에 힘을 집중하고 전망없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한다"는 공격적 철수의 개념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정보통신 항공우주 생명공학 등 미래형 사업에 과감히 진출하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분야에선 발을 빼기 시작했다. 불필요하게 영양분을 빼앗는 잔가지들을 잘라냄으로써 크고 달콤한 과실을 따겠다는 구상이다. 그 과실의 형태도 분명히 설정해 놓고 있다. 2005년까지 그룹 매출을 지금보다 6배 많은 300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적과 나이에 관계없이 우수한 인력을 과감히 등용하겠다는 "초국적.탈연공서열"의 인사원칙도 세워놓고 있다. LG는 내년에 50번째 생일을 맞는다. 50대의 노련함에 20대의 기개와 꿈을 갖고 있는 게 바로 LG의 모습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