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조선족 작곡가 고 정율성씨 창작악보 정부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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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한 조선족 작곡가 고 정율성씨 (1918~1976)의 부인 정설송씨(77)가 남편이 소장하고 있던 전통음악 악보를 우리 정부에 기증했다. 중국 전총리 주은래의 양딸이자 비서로 폴란드 주재 중국대사를 지냈던 정여사는 8일 김영수 문체부장관을 만나 종묘제례악과 연례악 등 국악악보 원본 18점과 정씨의 창작악보사본을 기증했다. 정여사가 남편의 유지에 따라 기증한 이 악보는 남편이 생전에 수집해 소장하던 희귀악보로 30년대에 우리 전통음악을 양악보로 채보한 것. 이성천 국립국악원장은 이 악보가 "30년대 이왕직아악부에서 채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남 광주 태생인 정씨는 전주사립신흥중학교를 다니다 33년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하면서 작곡활동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주로 군가를 작곡했지만 나중에는 소박하고 간결한 서정적 작품을 썼다. 그는 또 모택동의 신임을 받아 모가 작사한 "매화의 노래"에 곡을 붙였고, 90년 북경아시안게임 주제음악을 작곡했을 정도로 중국 음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이와관련, 국립국악원은 8일 오후 6시30분 국악원소극장에서 모택동이 작사한 "매화의 노래"를 비롯, "흥안령에 눈꽃이 날리네", "큰 눈" 등 정씨의 작품연주회를 가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