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정해 <영화배우> .. 뮤지컬 '쇼코메디' 출연

"온힘을 다해 소리를 뽑아내는 판소리 창법에 길들여져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노래를 부르려니 보통 힘든 게 아니에요" 10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쇼코메디"에 출연하는 영화배우겸 판소리꾼 오정해씨(26)는 연습실에서 최정원씨와 듀엣으로 "작은사랑"을 부른 뒤 이같이 털어놓는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동경해 왔던 뮤지컬무대에 남경주 김민수 최정원 등 평소 좋아하던 배우들과 함께 선다는 것 자체가 꿈같다고 즐거워한다. "쇼코메디"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만든 오은희 (극본) 배해일 (연출) 최귀섭 (작곡) 삼총사가 다시 뭉쳐 만든 창작뮤지컬. 시청률 경쟁과 표절시비에 시달리는 방송가의 뒷얘기를 엮은 작품이다. 오씨가 맡은 역은 매사에 덜렁대는 AD 오지희역. 꼼꼼하고 완벽한 동료AD 한장수 (남경주분)와 사사건건 충돌하다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다소 거칠고 선머슴같지만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입니다" 영화 "축제"에 출연한 뒤 줄곧 매달려왔지만 아직 여러면에서 미흡한 것같아 공연날짜가 다가올수록 불안해지지만 무대위의 느낌과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가슴설렌다고. 고 김소희 명창의 마지막 제자로 "춘향전" 이수자인 오씨는 영화"서편제"로 각광받은 이후 연기자로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그가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이 "소리"임을 잊지 않고 있다. 현재 명창 안숙선씨에게 소리지도를 받고 대학원 (중앙대 음대)에서 이론공부도 하고 있다. "연기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하다보니 소리공부에 리듬이 깨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본업을 소홀히 하면 안되죠. 소리에 어느정도 자신이 생기면 "창극"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