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지상복덕방] "'한국의 멋' 살린 작품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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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랑과 작가들이 10월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3회 국제현대미술견본시 (FIAC)에 참가,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올해는 특히 주최측이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특별행사국으로 지정, 국내에서 가나 국제 선 현대 등 15개 화랑이 참여했는데 "솔직히 기대밖의 성과를 올렸다"는 것이 참가 화랑들의 공통된 얘기다. 국내 작가를 세계 화단과 화상들에게 훙보한 것은 물론 판매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림으로써 불과 2개월반 앞으로 다가온 미술품개방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FIAC 조직위에서 올해를 한국의해로 지정한 것을 놓고 미술계에서는 내년 미술품개방을 앞두고 프랑스측이 한국진출을 쉽게 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이 어땠든 한국작가와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데 나름대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에도 많은 화랑이 우리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는 한편으로 외국작가나 화상과 작품구입 상담을 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FIAC 에서 그간 세계화단에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이 상당한 호응을 받았다는 사실은 외국작품 혹은 우리작가라도 외국에서 활동한 작가의 작품이 무조건 더 좋다고 생각하던 화단과 애호가들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미술품의 생명은 독창성이다. 서구미술의 유행을 좇은 작품보다 한국 나아가 동양인의 정서에 바탕을 둔 작품을 찾아보다. 먹의 정신과 멋을 잘 구현한 작품에 주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주에는 이일호씨의 높이 158cm자리 브론즈소작 "영원한 소리"가 1,500만원, 파리에서 활동중인 서양화가 조돈영씨의 10호짜리 회화 "횡단"이 250만원에 출품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