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루치아노 베네통 <베네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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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플한 색상과 충격적인 광고로 유명한 세계적 패션기업인 베네통그룹의루치아노 베네통회장(61)이 9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주력인 의류산업의 국내 판매시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난해 대웅제약과 제휴한 베네통스포츠시스템의 스포츠이온음료인 "에너비트"의 한국내 생산및 판매가 어떻게 진행돼 가는지 파악하고 새로운 판촉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베네통회장으로부터 베네통그룹의 사업진행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 만난 사람 = 정종호 기자 ] -베네통가는 가족간의 우애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남매간의 깊은 우애가 오늘날 "베네통가의 기적"을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가족들은 그룹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베네통회장=장남으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려서부터 직조공장공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바로 밑의 여동생 길리아나 베네통(59)이 나와 동생들을 위해 정성껏 짜준털스웨터가 동네사람들의 칭찬을 받은 것이 창업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현재는 제품의 개발.생산조정.이미지관리를 등을 맡고 있다. 둘째 동생인 질베르토 베네통(55)은 그룹부회장으로 그룹의 장기전략수립과재정을 책임지고 있다. 스포츠광이어서 92년 설립된 베네통스포츠시스템(BSS)의 사장도 맡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인기있는 축구 배구 농구 럭비등의 다양한 운동종목을 베네통그룹의 이름으로 후원하고 있다. 막내인 카를로 베네통(52)은 전세계의 생산라인을 총괄하고 그룹내 에디치오네증권의 부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베네통그룹은 케주얼 의류 메이커로는 세계 4~5위선에 올라있으나 브랜드이미지에서는 세계최고를 달리고 있다. 신부와 수녀의 키스장면, 탯줄을 자르지 않은 갓 태어난 아기, 루치아노베네통회장의 누드, 지면가득하게 나열된 콘돔, 에이즈 환자의 임종장면등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메시지광고의 영향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베네통광고는 내용과 원색적인 색상이 매우 파괴적이고 기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광고는 브랜드인지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베네통회장=광고를 가장 중요시 생각한다. 대학을 갓나온 15명정도의 신입사원과 사진작가 올리비에로 토스카니가 주도해 직감을 중시하는 광고테마를 잡는다. 이색적이고 사회에 논란을 불러오는 광고로 사회개혁을 실현한다고는 감히생각해 보지 않았다. 기존 광고는 상품을 미화해 상품을 사려는 극소수만이 상품에 관심을 갖게됐는데 비해 우리가 만드는 광고는 사회의 관심을 끌어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을수 있다. 광고제작실무진들은 그래픽잡지와 컴퓨터농신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는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 1백20여개국에 7천여개의 의류매장을 운영하면서 무재고 다품종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통합물류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있는가. 베네통회장=글로법통합정보시스템, 생산공정및 물류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의 동향을 즉각 생산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본사가 지역.대리점별로 재고관리를 총괄한다. 대리점별로 원하는 의류를 스타일 색상별로 전자문서교환시스템으로 주문하면 본사는 이에 맞게 원단구매 제단 제봉 수송 배급 등을 일괄실행한다. 주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옷을 미리 만든후 나중에 염색하기도 한다. 주문하는 사람은 판매량통계를 참고해 주문할 의류를 선택함으로써 판매재고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수 있다. 재고는 바겐세일등으로 대리점이 자체처리할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사의 재고는 제로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지금도 전제품의 80%를 이탈리아에서 생산하고 70%를 수출할만큼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브랜드이미지는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가. 베네통회장=앞으로도 기존의 원색적이고 실용적이며 중저가의 이미지를 고수할 계획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나이보다 젊은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생각하기때문이다. -패션의 세계적 흐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베네통회장=편안하고 튀지 않고 편안한 옷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있다. 특히 유럽의 젊은 층들은 신축성있고 세탁이 쉬운 스판계통의 직물을 선호하는 추세다. -한국의 의생활패턴과 패션디자인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베네통회장=색상이나 원단등의 측면에서 유럽등 세계수준에 거의 근접했다고 본다. 한국의 급성장에 맞춰 젊은층들도 개성에 맞게 옷을 선택하는 자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베네통은 라이센스계약을 체결, 이탈리아에서 의류를 들여와 국내에판매해 오고 있는데 직접 진출할 계획은 없는가. 베네통회장=현재의 상태로 한국내 마케팅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에 진출계획은 없다. 특히 한국은 백화점과 거리의 판매대리점에서 차별없이 중저가 의류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대리점등 길거리상점을 중시하는 본사의 판매전략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스포츠용품사업에 진출하고 스포츠를 마케팅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베네통회장="의류만으로는 세계를 정복할수 없다"는 판단아래 92년부터는베네통스포츠시스템(BSS)를 설립해 스포츠산업에 뛰어들었다. 스포츠의류 스포츠장비 스포츠식음료를 생산 개발하는 자회사를 따로 두고있다. BSS는 프로축구 명문구단인 AC밀란과 유벤투스의 최대스폰서이며 세계적 상위카레이스팀인 베네통피뮬라-1팀을 갖고 있다. 배구 농구 럭비팀은 이탈리아 국내에서만 알려져 있어 해외마케팅에 별로 기여을 못하고 있다. 반면 축구팀과 카레이스팀은 해외로 나가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고 판매증가로 직결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방문기간 대웅제약과 협의할 내용은. 베네통회장=BSS는 스포츠식음료를 맡는 알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알소사가 개발한 스포츠이온음료 "에너비트"에 대한 상표사용권및 국내독점판매권을 따냈다. 또 이탈리아 축구스타 로베르토 바조를 초청, 펜사인회 축구교실을 열었고 TV광고에 기용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월드컵개최결정과 올림픽을 앞두고 AC밀란과 유벤투스팀을 초청해 월드컵유치나 제품홍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들었다. 스포츠이미지마케팅애 괄목할 성과를 거둔 한예다. 10일 대웅제약을 방문해 내년의 에너비트 판매계획및 광고전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에너비트의 판로를 어떻게 보는가. 베네통회장=전해질과 함께 과당과 맥아당을 이상적으로 배합 첨가해 운동중에 떨어지는 에너지를 신속하게 보충하는 제품이다. 또 기존스포츠음료처럼 향료를 넣지 않고 천연과즙을 10% 넣어 비타민 B,C의 보급이 가능하게 했다. 특히 캔제품외에 내부가 알루미늄으로 특수가공된 주머니모양의 플라스틱 패키지제품(치어팩)도 나오고 있다. 패키지제품은 주머니형태에 플라스틱마개가 부착돼있기 때문에 휴대와 보관이 용이한 제품이다. 또한 핸드백처럼 치어팩을 넣고 다닐수 있는 홀더가 개발돼 액세서리처럼 개성있는 패션연출을 추구하는 청소년 대학생층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용품시장에서 어떤 성장을 이루리라 보는가. 베네통회장=롤러브레이드 스키용품 테니스라켓 등산화등에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8억6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14% 성장했다. 수년내에 세계5대 스포트용품메이커로 자리잡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시장도 유망하게 바라보고 있다. -92~94년 이탈리아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뛰어들어 기인다운 풍모를 과시했다. 이후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베네통회장=정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정치의 부패상을목격하고 재출마하지 않았다. 기업경영에서 3~4시간 숙고하면 될일을 정치에서는 3~4년을 고심해도 해결되지 못할 일이 많다. 정치와 경영과는 큰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차이가 완연했다. -어떤 옷을 즐겨 입는가. 베네통회장=청바지 티셔츠 스웨터를 즐겨 입는다. 공식적인 자리에 나갈때는 맞춤옷을 입지만 유명디자이너가 만드는 비싼 옷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