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하이라이트] 한국화 원로 산정 서세옥 근작전

한국화의 원로인 산정 서세옥화백(67)의 근작전이 17~31일 서울사간동 갤러리현대(734-8215)에서 열린다.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3회 FIAC에서 대대적인 호평과 함께 세계화단의 주목을 받은데 이어 마련하는 대규모 전시회. 89년이후 만7년만이자 생애 통산 일곱번째 개인전이다. 출품작은 "사람들" "기다리는 사람들" "춤추는 사람들"등 30여점. "영상과 서법의 합일작"(미술평론가 정병관), "정과 동의 내재율 가득한 회화세계"(미술평론가 이일), "아취와 섬광의 미를 지닌 작품"(미술평론가 미셀 누리자니)등으로 평가되는 근작들이다. 한지에 먹만으로 그려진 작품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지닌 힘찬 생명력과 율동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가하면 어지럽고 구차한 세상을 잊고 잠시나마 옛선비가 지녔음직한 조용하고 관조적인 분위기에 젖게 한다. 마냥 자유롭되 한점 한획 흐트러짐 없는 붓질과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울듯한 먹의 농담 조절은 수많은 여백에도 불구하고 화면 가득 긴장감을 불어 넣음으로써 삶과 예술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노화백의 치열한 정신을 전한다. 서화백은 대구 태생으로 서울대미대회화과를 졸업했으며 94년 정년퇴임때까지 서울대미대교수를 지냈다. 그림외에 시와 서 음악에 모두 능한 우리시대 마지막 문인화가. 한편 갤러리현대는 이번 전시회에 맞춰 서화백이 59~96년 대표작을 모은 대형화집을 발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