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창간32돌] 미래산업 :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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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우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60년대이후 경제개발계획의 성공적 추진은 대내외 여건이 비교적 좋았던 요인도 있었으나 60년대 경공업 위주의 산업발전, 70년대 중화학공업 위주의 본격적인 발전, 80년대 숙련노동.자본집약 산업발전 등 경제발전단계에 따라 적절한 발전선도산업군이 바뀌어 출현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발전선도산업군의 출현과 경제개발계획의 상승적인 상호작용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소득상승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3저라는 외생적요인과 90년대초 국내건설의 초호황에 힘입어 예외적으로 고성장을 이룩하였으나 고부가가치창출의 원천인 기술집약적 제조업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면서 산업경쟁력 약화와 제조업의 조로화현상을 가속화시켰다. 더구나 최근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고착화되고 경상수지가 쉽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발전선도산업군의 출현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혁신에 의한 도약"을 이루지 않고는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2000년대를 대비할 수 없고 혁신주도단계로의 진입은 첨단기술산업에 의한 발전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첨단기술산업의 발전은 광범위한 전후방산업관련효과와 기술연관효과를 통하여 우리산업전반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며 재래산업에 이어 새로운 수출유망산업을 등장시킴으로써 장래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고임금경제를 지탱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우리경제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첨단산업에서의 국제경쟁은 다단계경쟁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예를들면 D램의 경우 1->4->16->64메가 등) 실기를 하면 중간단계에서의 진입에 의한 성공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첨단기술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반도체 항공우주 통신기기 신소재 정밀화학 생물산업 광산업 청정생산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기술수준이 낮고 고도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고부가가치형 산업구조가 조기 실현될 수 있도록 성장유망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되 기업의 성장기회 선점노력을 조장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초기수요창출이 적절히 이뤄지도록 하며 산업기술력제고를 위해 국제규범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첨단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고급기술인력이 보다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며 산.학.연 공동연구기반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도록 하는 등 확산형 기술 인프라시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에 대한 창업지원을 강화, 많은 부품과 엔지니어링기술이 자립될 수 있도록 하고 제조업지원 서비스업의 발전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같은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기업도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비전을 갖고 첨단기술산업 투자를 활성화해 나가면 우리경제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