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회화 선구' 유영국 회고전..16일~내달 24일 호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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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모더니즘의 제1세대 작가이며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영국 화백(80)이 화업 60년을 결산하는 대형 회고전을 16일~11월24일 호암갤러리 (771-2381)에서 갖는다. 30년대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추상회화의 외길을 걸어온 유화백은 김환기 이중섭 이규상 등과 함께 한국 모던아트운동을 주도해왔던 인물.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과 강렬한 색채를 바탕으로 자연의 이미지를 추상적 단계로 구성해 나가는 독특한 조형세계를 일구며 20세기 한국미술의 커다란 줄기를 이루어왔다. 이번 회고전의 출품작은 38년 초기작부터 90년대의 최근작에 이르는 대표작 60여점으로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자연의 형상화작업이 시대별로 어떤 변화과정을 거쳐왔는지를 한눈에 살펴볼수 있도록 꾸며졌다. 또 호암미술관과 유화백이 함께 선정한 이번 출품작 가운데에는 그동안 도판으로만 남아있던 30년대후반 일본유학시절의 작품들을 원작에 가깝게 재제작한 릴리프 및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초기작들이 다수 포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원과 삼각형 직선 등을 기본으로한 다양한 평면분할과 효과적인 색채구사로 독특한 공간을 창출하고 있는 그의 작품가운데 특히 "산" 연작은 풍부한 서정성과 함께 한국적 미감을 극명하게 드러낸 대표작으로 꼽힌다. 1916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유화백은 35년 경성제2고보 수료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문화학원 유화과에서 수학하면서 당시 서구로부터 유입된 새로운 화풍을 폭넓게 섭렵했다. 43년 귀국하기전까지 일본에서 "독립미술전" "자유미술전" 등을 통해 다양한 실험적 작품을 발표하던 그는 동경문화학원을 졸업하던 해인 38년 23세의 나이로 제2회 자유미술전 최고상을 수상, 일본 화단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광복이후 47년 신사실파를 조직, 한국추상회화의 주춧돌을 마련한 그는 이어 57년 "모던아트협회"를, 62년에는 "신상회" 등을 각각 설립하면서 한국모더니즘 운동을 주도했다. 80을 넘긴 노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왕성한 창작열을 불태우고있는 그는 최근 건강이 악화돼 요양생활을 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이경성씨는 "생애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그의 작품세계는 서사시적 장대함에서 서정적 아름다움의 세계로 전환되고 있으나 물체의 근원을 탐구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회고전은 한국 추상예술의 거목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돌아볼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