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30명 총장실 점거 .. 고려대 자연자원대

교수들이 학내문제를 이유로 총장실을 점거, 농성을 벌였다. 고려대 자연자원대 교수 30여명은 지난 11일 밤부터 14일까지 4일동안 10여명씩 3교대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본관 총장실을 점거한 채 "생명공학대학원 설립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교수들은 이어 이대학 본관 3층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로인해 홍일식 고려대 총장의 집무가 차질을 빚었으며 이날 오전 8시30분께 홍총장이 나서 교수들에게 농성을 풀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자연자원대 교수들은 "자연자원대 소속과 가운데 유전공학과와 식품공학과, 이과대 생물학과를 따로 떼내 생명공학 대학원을 설립할 경우 자연자원대내의 학문적연계성이 파괴될 뿐더러 자연자원대의 존폐가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또 "홍총장이 이같은 사업을 진행시켜 오면서 자연자원대 교수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홍총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교수협의회에 제출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고대측은 지난해 8월부터 생명공학대학원 설립을 학교 장기발전계획의 하나로추진해왔으며 교육부로부터 중점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35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에대해 박원목 자연자원대 농생물학과 교수는 "생명공학 대학원이 설립될 경우 학문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학교, 교수, 학생 모두에게 이익이 될텐데 단과대의 이익만을 앞세워 반대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