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창간32돌] (여성기업) 중기업계 '우먼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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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계에 "우먼파워"가 거세졌다. 여성의 경제 참여가 느는 가운데 여사장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 자동차용 전선업체인 경신공업의 김현숙사장, 여성복업체인 풍연물산의 김정은사장, 광주 청전가든백화점의 이화성사장. 이들 여사장은 남다른 경영전략으로 연평균 20~50%의 성장세를 지속,매출 1,000억원이상의 중견기업을 일군 여장부들이다. 한남상호신용금고의 곽치섭사장은 금융업계의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최근 3년간 연평균 50%의 성장세를 유지, 경기 화성군에서 개업한지 13년만에 총자산 1,0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경신의 김사장은 85년 취임후 노사안정을 강조하며 품질향상및 기술개발에주력, 경신을 와이어링하니스 분야 세계 10대 메이커로 키운 사업가이다. 김사장은 이같은 성장을 토대로 지난해 "개척자적인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일류기업상을 구현한다"는 새 경영이념을 제정했고 최근 인도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21세기초 자동차 배선분야 세계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이다. 풍연의 김사장은 뛰어난 감성에 바탕한 여성복 퀄러티전략으로 "쥴리앙""몽띠꼴" "이디엄" 등 3개 브랜드를 육성, 90년대 들어 연평균 40%의매출신장을 실현시켰다. 김사장의 향후 기업전략은 수직및 수평계열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 즉 의류품목을 여성복에 국한하지 않고 캐주얼 남성복 등으로 수직 확대하는 한편 패션유통 등 연관분야로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화성사장은 광주의 대표적인 재력가. 이사장은 전국 백화점중 가장 높은 영업효율을 보이는 가든백화점외에 청전건설 청전주택 청전자연농원 청전정보 등을 설립, 10년여만에 청전그룹을 형성했다. 현재 호남대 이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에 큰 공로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성기업인 중에는 맨손으로 창업한 경우가 많다. 가방부자재 메이커인 부일머티리얼의 조순조사장, 썬웨이보일러의 박민선회장, 영인어패럴의 김영일사장, 피혁제품업체인 왕중사의 이영순사장등이 그렇다. 부일의 조사장과 영인의 김사장은 그야말로 사업에의 강한 욕구를 좇아 회사를 차린 케이스. 이들은 외국어 실력은 물론 제품트렌드 시장분석력 등을 겸비한 프로다. 썬웨이의 박사장과 왕중사의 이사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이 맨주먹파들은 모두 소자본으로 창업한 이후 억척같이 일해 매출 100억~200억원의 탄탄한 기업을 구축했다. 보우실업의 김명자사장도 맨손으로 출발해 모조장신구를 제조, 500만달러어치를 전량 수출하고 있으며 김치 등을 만드는 부미식품의 정선화사장도 갖은 어려움 끝에 성공한 기업인이다. 여성기업인들은 대체로 섬유및 패션업종에서 많은 편이다. 마담복업체인 사라의 안윤정사장과 마담포라의 이철우사장, 캉가루장갑의 강혜숙사장등이 연간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인이다. 국내 최대의 장갑업체를 가꾼 강사장은 "첨단업종만이 다냐, 섬유 등 경공업도 꼭 필요한 산업이 아니냐"며 캉가루를 100년이상 영속하는 장갑전문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성과는 이미지가 맞지 않는 자동차부품 업계에도 여성 기업인들의 섬섬옥수가 있다. 전일여지의 최계순사장은 자동차여과지 분야, 천안소재 성일산업의 이문숙사장은 폰(경적기) 분야의 대가이다. 두 회사 모두 친화단결의 "가족경영"에 힘입어 각각 연매출 130억원을 올리며 국내 메이커 납품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플라스틱제품업체인 동원화학의 박인숙사장, 필터업체인 서울휠타의 이숙희사장, 양면점착테이프 생산업체인 평화산업의 곽도윤사장도 차부품산업 발전에 일조하는 역군들이다. 무역 유통 호텔 레저산업계에도 여성경영인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서울 뉴월드호텔의 박자금사장, 부산 코모도호텔의 이영숙사장, 호텔대구의 권금훈회장과 대구 그랜드호텔의 서윤자사장 등 10여명이 호텔을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남 소사휴게소와 주유소 등을 운영하는 영동레저의 이문자사장은 강원도,종합휴양지 운영업체인 대유산업의 박경선사장은 제주도에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 사회발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컨트롤시스템 공급업체인 코리아스테파의 신수연사장(두고전자부회장),국제전자의료기의 송효순사장, 소야인터내셔날의 송미숙사장 등은 무역.유통사업을 야무지게 하는 실력파들이다. 발명업계에도 하상남 효창쎄리온사장, 황연숙 폰케이인터내셔날사장 등 몇몇 여성이 발명품의 사업화및 후진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사장은 노화방지효과가 큰 쎄리온비누, 황사장은 전화기용 항균패드를 개발해 제조업에도 뛰어든 맹렬사업가이다. 이밖에 국내 3대 도자기메이커인 동양도자기의 하태리사장이 합리적이면서도 아이디어가 많은 사업가로 통하고 수영전기기업의 최근순사장은 무정전시스템으로 중견기업을 일궈냈다. 이들 여성기업인은 남성에 비해 사업여건이 좋지 않다. 회사와 가사를 함께 돌봐야 하고 비즈니스 관련 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여성경영자들은 국내의 경기불황과 부도속출 상황속에서도알토란 같은 기업을 키워냈다. 결코 무리하지 않고 내실을 기하는 사업자세가 건전기업을 낳게 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