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체 상표등록 막으려 소량 생산, 상표권보호 못받는다"

다른업체의 상표사용을 막기위해 일부소량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했다면 경쟁업체가 유사상표를 이용했더라도 상표권을 보호받을 수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는 일부 식품업체들이 경쟁업체의 유사상표 등록을 사전에 막기위해 저장상표등록출원을 남발하고 있는 가운데 방호상표권을 엄격히 해석한 판결로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상경부장판사)는 17일 진로쿠어스맥주가 보해양조측을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등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시,원고패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해측의 상표가 먼저 등록출원을 마친 진로측의 상표와 발음이 같이 나는등 유사상표인 점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진로측이 상표를 사용할 의도 없이 경쟁업체의 유사상표사용을 막기위해 일부제품만 소량으로 생산한 만큼 상표권을 침해당했고 볼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오히려 보해측이 상표등록출원 후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등 상표에 대한 인지도를 높히기 위해 노력한 만큼 진로측의 방호만을 목적으로 한 상표권 사용금지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로측은 지난 93년 11월 "CT"라는 상표를 이미 등록했는데도 보해측이 94년 9월 "CITY"라는 상표로 등록출원한 후 소주를 대량생산하자 상표권을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