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ing Women] 이경자 <한국방송학회 회장>

"3년전만 해도 전국의 신문방송학과 여교수는 7명밖에 안됐습니다. 지금은 20여명으로 늘었죠. 언론학에 관한 일반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경자 한국방송학회장 (52.경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언론학계에서 가장 앞선 여성으로 평가된다. 한국방송학회회장, 맥브라이드라운드테이블의장,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이라는 비중있는 직책 3가지를 동시에 맡고 있을 정도. 지난 3월 그는 방송학회 8대회장이자 여성으로서는 첫번째 회장이 됐다. 8월에는 세계의 언론학자 및 언론종사자와 단체들의 모임인 "맥브라이드라운드테이블"의 5대회장에 올랐다. 맥브라이드라운드테이블은 구미 위주의 국제커뮤니케이션 정보질서를 보다 광범위하게 재구성하자는 취지로 79년 유네스코위원회가 만든 단체. 비영불어권 출신으로 의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가 언론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대학원 (숙명여대 영문과)을 졸업하고 1년간 문화공보부에서 일하면서부터.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어 "바로 이거구나"하고 느꼈죠. 언론학을 공부하기로 작정한 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미국으로 떠났어요" 그는 76년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기사작성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 그가 언론학을 시작할 당시에는 학과를 물을 때 "신방과"라고 답하면 우스개삼아 "신발과?"하고 되물을 정도로 인식이 낮았다. 그가 언론학 분야의 여성학자가 늘어나는 것을 유난히 반기는 이유중 상당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77년부터 경희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여성으로서는 첫대학원장이 됐다. "방송학회의 가장 큰 특징은 학계와 현업종사자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문이 넓어요. 석사이상 학위소지자와 방송제작자 누구나 참여할수 있어 회원 평균연령도 40대초반으로 상당히 낮습니다" 현재 회원은 400여명. 방송학회는 매년 2회의 정책포럼과 주요사안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 정책결정에 자기 목소리를 내왔다. 김민남 동아대교수와 송우천 SBS방송아카데미원장이 부회장, 강태완 경희대교수 이재경 이화여대교수 김대호 통신개발연구원박사가 각각 총무 연구 출판이사를 맡아 짜임새 있게 일하고 있다. 연구하고 가르치는데 바빠 결혼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그는 "동생처럼 느껴지던 학생들이 조카처럼 생각되기 시작하는데서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며 환히 웃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