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성공했다] '공영엔지니어링' .. 기술서적 두루 섭렵

공영엔지니어링의 정봉규사장은 지난 80년6월 중순을 잊지 못한다. 축북 단양 한일시멘트 공장에 설치한 마이크로펄스컬렉터(백필터)의 가동이 시작된 날이다. 마이크로펄스컬렉터는 대형 집진장치로 먼지가 많이 나는 시멘트공장에선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설비이다. 이때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단지 첫 작품이 성공적으로 가동에들어갔기 때문만이 아니다. 경쟁사와의 승부에서 멋지게 승리,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경쟁사의 제품은 정사장의 우려대로 가동스위치를 넣자마자 폭발했다. 하객들이 가득 모인 단양공장이 일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은 말할것도 없다. 하지만 공영엔지니어링의 제품은 보란듯이 멋지게 가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일시멘트는 공영의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2,000만원짜리 소형 설비만 발주했고 경쟁사에겐 1억원짜리를 발주했다. 정사장은 자신이 4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만큼 믿고 써보라며 중형과 소형의 동시발주를 요청했지만 겨우 소형만 수주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한일시멘트는 공영의 기술력을 인정, 16년동안 공영의 제품만을 구매하는 단골로 변했다. 지금까지 구매대수는 100대가 넘는다. 창업이후 1건도 수주하지 못해 고전하던 공영은 한일시멘트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사업의 기반을 잡았고 파죽지세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포철 한글라스 금호타이어 한불화학 등에 납품하며 국내 최대 백필터업체로 컸다. 그동안 각계각층으로부터 받은 포상과 표창장만해도 사장실 한쪽 벽면을가득 채울 정도가 됐다. 대표적인 것은 환경기술대상 환경기술상우수상 국무총리표창 등이다. 공영은 수출도 하는 국내의 몇 안되는 환경장비업체로 자리잡았다. 천률의 금호윤테유한공사를 비롯 중국에 2대를 수출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이집트 등지로부터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시장에서 인정을 받음에 따라 공영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성장, 올해는 유지 보수부문을 포함 5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공영의 성장은 전문화와 과감한 기술개발투자로 요약된다. 정사장은 76년 창업후 20년동안 집진기만 만들어왔다. 사업자체가 유망한 미래산업이라고 생각한데다 환경의 파수꾼역할을하는 만큼 누가 보더라도 떳떳한 업종이라고 판단해서였다. 또 누구보다도 기술개발투자에 앞장섰다. 세계적인 분체공학연구소인 일본 호소카와분체공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있던 정동백씨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했고 기술사 등 고급기술인력으로 시화공장에 연구개발팀을 구성했다. 또 연구개발인력에겐 과감하게 해외연수를 시켜 외국기술을 습득케했다. 자신도 각종 기술서적을 섭렵, ''먼지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다. 세계 최고수준의 대기오염방지 설비업체인 덴마크의 FLS그룹과도 기술제휴계약을 맺고 있다. 기술개발투자비는 매출액대비 8%에 이른다. 종업원들에게 학자금을 지급하고 보너스를 연간 800% 지급하는 등 따뜻한대우를 실시, 대부분의 종업원이 장기근속중인 것도 기술축적에 큰 힘이됐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직형 집진설비인VIP집진기를 개발,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독일에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설비는 집진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설치면적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제품이다. 정사장은 "오는 21세기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집진기업체로 성장해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