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톰슨그룹 민영화 '정재계 파문 증폭'

프랑스 톰슨그룹의 민영화 파문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급기야 정치문제로 비화되는 등 프랑스 정재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르몽드와 리베라시옹등 주요 신문들은 연일 톰슨 민영화건, 특히 대우의 톰슨멀티미디어 인수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있으며 TV등 방송들도 이 문제를주요 뉴스로 취급하는 등 프랑스 정재계에 때아닌 톰슨-대우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우의 배순훈회장과 대우그룹이 프랑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등 파문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 야당인 사회당과 공산당은 정치적 호재를 만난듯 정부의 톰슨그룹 민영화 조건에 대한 국회내 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의하는 등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 르몽드지는 25일자 칼럼에서 톰슨그룹과 국영해운회사(CGM)의 민영화문제를거론하는 가운데 두건 모두 권력과 가까운 측이 승리를 거뒀다고 꼬집었다. 야당인 사회당은 리오넬 조스팽당수가 지난 20일부터 연일 톰슨 민영화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가운데 24일 민영화 조사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으며 공산당도 별도로 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의하는 등정치적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회당측은 아울러 톰슨 그룹 민영화의 합법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만약 정부가 민영화 절차를 중지하지 않을 경우 사법당국에 제소할 것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 야당들은 무엇보다 톰슨그룹 노조를 비롯한 산업계의 비판 여론을 등에 엎고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톰슨그룹및 관련 산업노조, 언론등이 톰슨그룹, 특히 가전분야인 톰슨멀티미디어의 대우에 대한 매각을 반대하는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측은 당장은 어렵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충분한 톰슨멀티미디어를 한국의 기업에 매각하는데 대한 반대를 표명하면서 그동안 기업에 대한 정부의 빈약한 지원이 결국 톰슨을 부채더미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르몽드지도 25일자에서 톰슨이 부채더미에 앉은 것은 정부가 그동안 증자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정부가 이번 민영화 조치 직전 단행한 1백10억프랑(약 1조7천억원) 상당의 재투자를 일찍 단행했더라면 재무구조가훨씬 양호해졌을 것이라고 정부의 민영화 처사를 비판했다. 톰슨그룹내 노조들은 국회의원들에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가 하면 11월중 연대 항의시위를 모색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권을 가진 민영화위원회에 앞서 라가르데르그룹에 대한 정부의 "선호"입장을 받아들이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다. 노조들은 아울러 톰슨을 인수하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10프랑" 상당의 주주모집을 추진하고 나섰다. 또 톰슨멀티미디어 직원들로 결성된 "프랑스 산업의 야망을 위한 협회"는 르몽드지등에 전면 광고를 내고 톰슨멀티미디어 매각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프랑스 산업의 야망이 대우에 대한 매각으로사라지게 됐다고 한탄했다. 알랭 쥐페 총리와 장 아르튀스 경제재무장관등 정부측은 의외로 톰슨그룹의민영화 파문이 확대되자 국회와 TV등을 통해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적자 기업을 민영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했으나 관련 업계와 노조등에 이같은 설득이 통하지 않아 최근 하락하고 있는 지지도와 함께 또다른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