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산업] '다매체 다채널 시대' 열린다 .. 대중광고 한계

뉴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국내 광고시장이 빠르게 선진국형으로변해가고 있다.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4대 매체를 위주로 한 대중광고 대신 PC통신케이블TV 세일즈프로모션 등 특정 소비자층에 직접적이고 강력한판매촉진효과를 낼 수 있는 제3의 광고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TV 위성방송 지역민방의 출현 등 기존 방송구조의 핵분열과다양한 뉴미디어 매체의 등장은 ''다채널 다매체시대''라는 새로운광고환경을 만들고 있다. 광고사들은 기존의 광고제작 위주의 조직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관련분야의 전문가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95년말 현재 국내 광고시장의 규모는 4조9,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신문 방송 등 4대 매체가 차지한 광고비는 3조7,900억원으로 전체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세일즈프로모션 등 기타매체는 8,904억원으로 외형적으로는 큰 비중을 갖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4대 매체 광고시장이 매년 20% 남짓한 성장과 함께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기타매체시장은 부문별로 많게는 300% 가까이 늘어나는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광고선진국에서는 이벤트 옥외광고 등 신규광고시장이 전통적인 광고매체시장에 근접해가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경우 지난 93년을 기준으로 세일즈프로모션에 들어간 비용은 1,770억달러로 광고비로 지출된 1,39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세일즈프로모션의 시장규모는 93년 2,095억원에서 94년엔 2,368억원,95년엔 2,913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엔 3,5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광고는 그동안 지역적으로는 서울을, 광고매체별로는 신문 TV라디오 잡지 등 4대 매체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기업들이 대중광고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와 기업이미지를 조성해 온 탓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TV 신문 등을 중심으로 하는 4대매체의 활용만으론 한계에 부딪쳤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비교적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중광고는 기업차원의 일방적 메시지 전달에 의해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판매를 일으키는 점에서는 큰 기여를 못하고 있다는게 일반론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개성의 소비층으로 분화되는데다 예전과는 달리 상품과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다양해지면서 보다 직접적이고 강력한 판매촉진활동이 필요해진 것이다. KBS MBC SBS 등 기존 방송의 광고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요의 과포화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대체적인 광고매체를 찾게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현실은 기업들에 자사의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거나 참여하게하여소비자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명성보다는 실제적인 판매효과를 확보하는 방향을 모색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뉴미디어시장이 커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양대 조병량교수 (광고홍보학)는 "과거와 같은 광고제작이나 매체전략 크리에이티브로는 한계에 부딪치는 새로운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광고 및 4대 매체 이외의 광고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미디어 광고매체의 특징은 대부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광고가 일방적으로 기업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뉴미디어들은 현장에서건 온라인상에서건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직접 찾아나선다.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받는 주도권이 광고인이나 매체에서 소비자에게 옮겨졌다는 의미에서 뉴미디어들은 소비자중심의 광고매체로 불리기도 한다. 세일즈프로모션과 뉴미디어시장에 대한 관심은 시장환경의 변화탓도 있지만 한편에선 90년 이후 광고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사업다각화가이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내 광고회사들은 그동안 4대매체의 대행사업에 만족해 왔으나 광고시장의 완전개방과 4대매체의 제로섬에 가까운 완만한 성장률에 따른 자구책으로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광고사들이 신규매체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강기획 김우종이사는 "프로모션사업이 4대 매체의 한계에 따른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논의되고는 있지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광고회사의 주수입원인 기존 광고대행업의 전문화와 내실화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