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불필요한 개헌논의 대선전열 흐트릴뿐..이홍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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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은 28일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있는 개헌론에 대해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한마디로 "개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및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임기중 개헌은 없다고 여러차례 밝혔다"며 "지금 개헌 계획이 전혀 없음을 확언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표가 내세우고 있는 개헌불가론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우리가 처한 국가적 과제를 어떻게 힘을 합쳐 풀어나갈 것이냐가 중요하지 개헌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개헌을 논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것이다. 개헌논의 자체가 국력낭비라는 얘기다. 또 김대통령의 강력한 "개헌 불가" 의지를 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개헌 불가"가 당의 공식방침이라고 이대표는 재천명했다. 이대표를 비롯한 여권핵심부가 개헌불가 입장을 밝힌 것은 새로운게 아니다. 여권핵심부는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내각제 주장,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조건부 내각제개헌 동조의사, 김수한 국회의장의 대통령 4년제 중임제 개헌론 등 각가지 개헌론이 나올 때마다 부인으로 일관해왔다. 특히 이대표는 "대통령임기 5년단임은 너무 짧다"는 자신의 발언이 개헌론의 불씨역할로 작용할 것을 우려, "와전됐다"며 조기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대표가 이날 다시한번 선을 긋고 나선 것은 일단 여권핵심부의의중을 재삼 확인한 수준이라는게 중론이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여권핵심부가 "개헌론에 휘말리며 개헌논의로 힘을 분산시킬수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을 이대표의 발언을 통해 공고화 시킨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대표의 이날 "개헌 불가" 재천명이 여권핵심부의 돌아가는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강삼재 사무총장의 건의에 따라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대표의 재천명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앞두고 각 정파간의 이합집산과 그 결과 대선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질 경우 개헌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