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이시여, 영면하소서" .. 일주 이임용 회장을 기리며

일주 이임용 회장님! 아무리 하늘의 뜻이라지만 이렇게 홀연히 가시니 남아있는 저희들은 정신이 아득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 오늘의 현실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탁월한 경륜으로 이 시대를 개척하신 님의 그 높고 깊은 혜안을 더이상 구할수 없음에 한없는 슬픔 억누를 길 없습니다. 한국 근대화의 당당한 주역으로서 걸어오신 님의 일생은 그 어느 누구도 따를수 없는 위대한 삶이셨습니다. 6.25이후 폐허속에서 이 땅에 섬유보국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저희들앞에 거목으로 나타나셨던 님은 일관되게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당신의 삶을 바치셨습니다. 남들은 조그마한 이름이라도 세상에 드러내려하는 오늘의 천박한 시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당신의 가셔야할 길을 걸어오셨던 님은 오늘을 살아가는 저희들 모두의 영원한 사표이셨습니다. 기업경영이라는 곧은 외길의 삶을 살아온 일주의 그 높은 뜻은 시대를 앞서는 선견으로 우리 후배들에게 깊은 가르침이 되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영원한 섬유인으로서 앞으로 더욱 크게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해야할 일들을 뒤로하시고 떠나신 님의 발자취를 떠올리면서 애석하고 허전한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이제 몸은 가셨지만 저희들에게 남기신 일주의 큰 뜻은 저희들 모두의 가슴마다 살아 숨쉬게 될 것입니다. 일주의 높고 깊은 유업과 유훈들을 받들어 저희들은 새로운 의욕과 다짐으로 계속 좋은 열매를 맺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삼가 합장하여 님의 명복을 비옵니다. 일주시여! 이승에서 불멸의 공을 세우시고, 천수를 누렸듯이 저승에서도 영복을 누리시옵소서. 이동찬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