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일자) 신용카드제 손질 더 연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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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제도가 크게 바뀔 모양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4일 공청회형식을 빌려 신용카드업 효율화방안을 제시했다. 주무당국인 재정경제원과 어느정도 조율을 거친 것이어서 실행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신용카드는 이제 모든 사람의 일상 경제생활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그 편리성에 못지않게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다. 과소비를 부추기고 연체금액이 급증하는가 하면 탈세나 고리대금업의 수단으로 부정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신용카드 이용액의 72%가 할부구매와 현금서비스 차입목적의 이용인 현실은 신용카드가 과소비로 연결될 소지가 큼을 말해준다. 한편 지난 6월말현재 연체금액은 총 1조862억원, 대다수의 이용잔액의 9.2%로서 심각한 수준이다. 신용카드의 파행적 이용실태는 비단 카드회사나 가맹점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실한 이용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은 충분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지난 6월말현재 우리나라의 카드회사는 8개 전업사가 있고 29개 은행이 신용카드업을 인가받아 겸업하고 있다. 이들이 발행한 카드는 모두 3,725만장으로 인구 1인당 0.8장꼴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거래금액은 연간 57조원을 넘어 민간소비지출의 28%에 이르고 이용잔액도 11조7,000억원을 넘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수는 313만개 점포로 연평균 30%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개선 방향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신용사회발전을 저해할 위험이 있는 규제의 강화이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의 혼탁한 신용카드 이용행태는 어찌보면 신용카드회사들의 과당한 경쟁으로 인한 카드 남발의 결과라고 해야한다. 때문에 개편의 방향도 이러한 원인제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통제중심의 발급규제는 신용사회의 정착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일정소득이상자에게만 카드를 발급해 주게 한다거나 개인 이용한도를 제한하고 고액이용자는 특별관리하는등의 규제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또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법이나 규정으로 획일적으로 하기보다는 발급회사들이 스스로의 기준과 판단에 의해 자율적으로 하게 해야 한다. 이번 금융연구원이 제시한 발급기준강화, 연체정보의 집중관리, 탈세등 부정사용방지, 가맹점 공동이용제 도입등은 큰 방향에서 바람직한 것이지만 구체수단의 강구에 있어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핵심과제가 되고 있는 가맹점의 공동이용체제도입은 회사간의 이해득실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우려가 있다. 여기에서 존중돼야 할 원칙은 보다 다양하고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이득이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또 공동이용체제는 별도의 지원기구 설립을 필요로하고 있어 오히려 비용부담증가를 수반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득과 실을 충분히 따져 결정해야 할 문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