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창업가이드] (17) '사업수칙'.."편견은 버려라"등

아주 유망해 보이던 기업인이 느닷없이 부도를 내는가 하면 보잘것 없는 기업인인데도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해 나간다. 왜 그럴까. 무엇이 성공의 조건이고 어떤 것이 실패의 요인일까. 이를 제대로 분석하려면 다양한 조사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동안 많은 기업인들이 성공을 하기 위해선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한다"고 제시한 사항을 종합해 보기로 한다. 이는 대략 6개항으로 집약된다. 첫째는 일찍 일어나라는 것이다. 사업을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치고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때문에 사업수칙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라. 사업 잘하는 사람치고 늦잠자는 사람은 없다. 늦잠을 자기 시작하면 사업도 덩달아 기울기 시작한다. 따라서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회사설립절차를 밟기에 앞서 일찍 일어나는 습관부터 기르자. 둘째는 과욕하지 말아야 한다. 창업초기엔 누구나 약간의 욕심을 낸다. 상품이 꽤 팔려 나가기 시작하면 "이제 나도 기업인이 됐구나"라는 자부심에 젖는다. 이때부터 성급하게 원대한 계획을 세운다. 아이템도 더욱 늘리고 싶어한다. 매주 전국 법원에 등기된 신설주식회사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사업목적란이나온다. 이 사업목적란은 신설회사가 앞으로 취급할 아이템을 적는 곳이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곳에 1~3개 업종을 적는다. 그러나 어떤 창업자는 이곳에 10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적기도 한다. 전자부품 조경공사업 컨설팅 부동산임대 수출입업 자동차부품등 수없이 적어 놓는다. 이런 회사에 전화를걸어 앞으로의 포부를 물어보면 일사천리로 대답한다. 3년 뒤에는 상장회사가 되고 7년뒤엔 그룹대열에 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1년뒤 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보면 이미 망한지 오래이다. 사업목적란에 꼭 많이 적고 싶더라도 1년안에 망하기 싫으면 9가지만 적길바란다. 창업초기에 과욕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셋째는 일을 맡길 줄 알아야 한다. 일본의 마쓰시타그룹의 창업자인 마쓰시타에게 "당신이 이렇게 성공한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남들보다 몸이 약하고 머리가 부족한 덕분이었다"고 대답했다. 몸이 약해서 건강한 사람들에게 일을 시켰고 배운게 없어서 머리좋은 사람들에게 업무를 부탁한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사업을 처음하면 모든 것이 미덥지 않아진다. 특히 기술자출신 사장들은 작은 부품까지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사장의 몸은 하나뿐이다. 혼자서 10사람의 일을 다해낼 수는 없다. 한번 믿고 시켜보라. 신뢰는 틀림없이 실적을 만들어낸다. 넷째로는 자주 점검을 해야 한다. 일을 믿고 맡겼다고 해서 수시로 확인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돈이 빠져 나간다. 교통사고 기계고장 화재등 안전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매일 전표를 확인해야 한다. 장부의 숫자와 재고량이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냥 믿고 몇주일씩 지나치다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다섯째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항상 "안돼 안돼"를 연발하는 사장에겐 정말 안되는 일뿐이다. 부하직원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다시 한번 살펴보라. 대출을 거절당했을 땐 다른 은행을 찾아가 보자. 우리부품을 쓰라고 구매부장에게 한번 더 전화를 해보라. 끝까지 긍정적으로 승부해 보라. 뜻밖에도 그속에서 길이 나타난다. 여섯째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고정관념은 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 지방출신들은 다그래 "여자에게 이런일을 맡기다니..." 인물이 그래가지고서야 무슨 영업을 해" 이런 얘기는 흔히 듣는 일이다. 우리는 학력 성별 인물 키 출신 성격등에 대해 심한 편견을 가졌다. 이 편견을 다 지키면서 사업을 잘하기는 힘들다. 사업체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이런 고정관념은 빨리 깰수록 좋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