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여명기' 고조선 집중 조명 .. 국제학술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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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오랜 논쟁거리로 남아있는 고조선의 성격과 단군의 실체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국제심포지엄이 열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학술문화재단 (설립자 장치혁, 이사장 이상득) 주최로 8일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장에서 열리는 제9회 국제학술심포지엄 "고조선과 단군"이 그 자리. 한국사의 여명기인 고조선과 민족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단군에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연구성과가 미미했던 것이 사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중.일 3국의 사학자들이 모여 고조선의 위치와 사회구조, 단군의 역사적.신화적 의미 등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 따라서 고대사 연구를 활성화 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조선 재조명작업으로는 풍의북경시문물연구소연구원이 "곡인청동단검의 기원 및 인접문화에 대한 영향", 노태돈 서울대 교수가 "위만조선의 정치구조"를 발표한다. 연구원은 곡인청동단검의 분포와 지역별 특징에 대한 고고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고조선의 활동지역은 청천강이남의 조선반도였으나 그 문화는 동해안을 따라 러시아 연해주와 서일본 일대까지 전파됐다고 주장한다. 노교수는 관명 분석을 통해 위만조선의 정치구조가 부족자치체들이 결합된 형태였던 만큼 고조선의 정치구조도 비슷했을 것으로 유추한다. 이어 서영대 인하대 교수가 "단군신화의 의미와 기능", 박성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교수가 "단군에 대한 인식변천", 나가노 다타시일본 구택대교수가 "한국의 단군신화와 일본의 산악신앙"이란 논문을 발표한다. 서교수는 단군신화와 중국 산동성에 소재한 무씨사화상석의 내용과는 아무 유사성이 없으며 따라서 단군신화가 중국의 영향이라든지 우리 민족의 활동무대가 중국 산동성일대까지 미친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한편 나가노교수는 단군신화와 일본 산악신앙의 유사성을 논거로 고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사람들의 신앙이 소멸되지 않고 일본 민족에 수용되기 쉬운 형식으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