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C 사실주의극 공연 잇달아..'민중의 적'/'미스 줄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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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크 입센, 요한 어거스트 스트린드베리히, 알렉산드로 오스트롭스키. 19세기 사실주의 연극을 개척, 확립한 유명 희곡작가 3인의 작품이 늦가을 무대에 잇따라 올라 주목을 끈다. 경기고 출신 연극동우회인 화동연우회가 6~12일 국립극장소극장에서 입센의 "민중의 적", 국립극단이 10~17일 국립극장대극장에서 오스트롭스키의 "혼수 없는 여자"를 각각 국내 초연하고, 극단연인이 창단 기념작으로 스트린드베리히의 "미스 줄리"를 15일~12월29일 성좌소극장무대에서 공연하는 것.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 19세기 서구의 현실을 묘사한 이들 작품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이지만 정통극이 드문 연극가에서 모처럼 "잘 짜여진 극"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민중의 적"은 환경오염문제를 다룬 입센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한 온천관광지개발을 둘러싸고 지하수가 독물로 오염돼 관광객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안 의사가 개발이익에 사로잡힌 주민 및 사회지도층, 언론과 맞서 홀로 투쟁하는 내용. 진실이 다수의 의견과 상반되는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이다. 경기고 출신 프로와 아마추어연극인들이 합동으로 만드는 이번 무대에는 극단 연우무대대표 정한용씨가 연출, 김민기씨가 음향.음악, 김광림씨가 조명을 담당한다. 이낙훈 신구 이대영 이근희 이영달씨 등 출연. 문의 766-0240. "혼수 없는 여자"는 국립극단이 작품의 규모나 제작 여건상 시도하기 어려운 고전을 공연하는 "세계 명작무대" 시리즈의 하나. 러시아 볼가강 근처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오스트롭스키의 대표작으로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다는 평가. 러시아 말리극장의 예술감독을 지낸 보리스 마로조프씨가 연출하고 한희정 이승옥 서희승 전국환씨 등이 출연한다. 문의 274-1151. "미스 줄리"는 남녀의 심리적 갈등을 잔인할 만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스트린드베리히의 작품세계가 잘 드러나는 연극. 19세기말 스웨덴 백작의 외동딸과 시종의 애정행각을 다룬다. 극단대표 박철완씨가 연극학 교수인 오세곤씨와 함께 원작을 번역하고 연출도 한다. 배유정 김순선 이경우씨 등 출연. 문의 745-3966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