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0) 당신은 유리를 몇장이나 깨는가

벤 호간 (미국)의 가르침중에 저 유명한 "판유리 이론"이 있다. 즉 커다란 판유리가 어깨위 연장선상과 볼에 걸쳐 비스듬히 눕혀져 있고 골퍼는 그 판유리 밑을 따라 스윙하면 된다는 이론이다. 만약 스윙궤도가 너무 급격히 변하거나 몸의 움직임이 과도하게 되면 그 판유리는 깨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판유리를 따라서만 조용히 스윙하면 올바른 스윙궤도가 저절로 구축된다는 가르침이다. 백스윙이건 다운스윙이건 "판유리 이론"은 골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뭇 아마추어들의 경향대로 백스윙 톱에서 클럽헤드가 목표 오른쪽을 가리키게 되면 헤드가 앞으로 나와 유리를 깰 수 밖에 없다. 또 다운스윙에서도 "톱부터 때리는 동작으로" 팔이 앞으로 나오게 되면 역시 유리가 깨지게 된다. 한마디로 유리 평면을 따라서 스윙해야만 올바른 궤도가 구축되며 굿샷이 이뤄진다는 논리. 그러나 "유리 깨질까봐" 스윙이 움추러 들면 이 논리의 효용성이 없다. 유리가 있더라도 그 경사진 평면을 따라 리드미컬하게 상체가 돌아가야 비로서 벤 호간의 가르침에 의미가 생긴다. 물론 "판유리"를 주창한 벤 호간도 언제나 유리평면을 따라 스윙하지는 못했다. 벤 호간의 스코어가 형편 없었던 어느날 동료 프로가 다가와 한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이봐 벤. 자네 오늘 유리를 도대체 몇장 깼는지 아나"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