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데이콤 종합연구소 엄의석 박사..통신바둑책 펴내

데이콤 종합연구소 엄의석 박사(45)는 하루라도 바둑을 두지 않으면 잠이오지 않는 바둑광. 대전에 사는 그는 오늘도 구미에 거주하는 오랜 맞수와 내기바둑을 즐긴다. 컴퓨터통신 바둑 덕택이다. 엄박사가 컴퓨터 통신바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2년. 회사의 배려로 KAIST 박사과정에 입학하면서 젊고 우수한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안을 찾던 것이 계기가 됐다. "마음과는 달리 뒤늦은 공부가 만만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젊어서 취미로 즐기던 바둑이 떠올랐고 하루에 한판씩만 바둑을 두고 나머지 시간에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막상 원하는 시간에 실력에 맞는 대국상대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고민을 모두 해결해준 것이 바로 컴퓨터 통신바둑이었다. 그는 컴퓨터에 모뎀과 통신프로그램만 설치돼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든지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 서비스에 접속,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손쉽게 바둑을 즐길수 있다며 "통신바둑 예찬론"을 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국제바둑 서비스까지 등장해 "전세계 누구와도 시내전화요금으로 바둑을 둘수 있는 길까지 열렸으니 참 좋은 세상이 됐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통신바둑이 시작된 것은 5년전의 일입니다. 초기에는 화면이 흑백이었고 바둑 돌이 조잡해 통신바둑을 두면 피곤함을 느낄 정도였지만 지금은 컬러바둑판에 조개무늬 바둑알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바둑과 비교해 손색이 없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조혜연양의 경우 통신바둑 고수들과 대국을 통해 실력이 일취월장, 여류국수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엄박사 자신도 4년간의 컴퓨터 바둑을 즐긴 덕에 지금은 아마 4단의 기력을갖췄다. 그는 최근 컴퓨터통신 바둑을 두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바둑인들을 위해 "안녕하세요, 컴퓨터통신 바둑"이라는 책을 펴내고 통신바둑 전도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