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포커스] 미국 "세계를 단일시장권으로"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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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무역확대조정위 보고서 ]]] [ 뉴욕 = 박영배특파원 ] 미 무역확대조정위원회(TPCC)는 최근 의회에 야심에 찬 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서 TPCC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및 남미 등이 오는 2010년에가면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정보환경 에너지 의료 수송 금융 등 6개분야에 걸쳐 앞으로 5년간 수출을 현수준 보다 75% 늘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8월27일의 정당대회에서 채택된 민주당의 정강정책에서도 ''미국은수출확대와 함께 교역국의 시장개방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처럼 미국은 세계를 상대로 수출전략을 짜고 있다. 시장이 될만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자세가 역력하다. 이를 구체화시키기위해 미국은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놓고서국가별 판을 짜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별 통상현안과 미국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 중국은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요충지이다. 수출이나 투자의 시장잠재력이 무궁하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7월부터 중국에 귀속되는 홍콩문제도 미국의 커다란 관심사이다. 우선 미.중양국의 현안으로는 MFN(최혜국대우)의 연장문제가 있다. 현재 미의회내에는 해마다 MFN을 경신해 주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장기적인 MFN지위를 부여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중국의 홍콩통치를 보아가며 이를 결정하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이 문제는 내년 하반기에나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원하는 WTO가입도 미국이 목줄을 쥐고 있다. 미국은 WTO가입의 선결조건으로 외국기업을 내국인과 차별없이 대우해 줄것 반도체나 자동차등 산업정책에서 외국기업의 경쟁제한을 철폐해 줄 것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적재산권협정의 이행 역시 미국이 강력히 요구하는 사항이다. 지난 5월 미국은 중국이 지적재산권협정과 시장접근이행협정을 실행치 않았다며 2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보복관세조치를 발표했었다. 이에 중국이 굴복, 15개의 불법 CD공장을 폐쇄하고 세관의 감시를 강화했으며 시장접근 개선조치를 취했다. 다행히 양국이 무역전쟁으로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지적재산권협정 이행문제는 내년도에도 계속 검토대상이 될 전망이다. > 미국은 항상 일본을 라이벌로 생각한다. 또 가장 다루기 힘든 까다로운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두 나라간에는 오래전 부터 많은 통상현안을 안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사진필름 및 인화지분쟁은 최근 힘겨루기의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미국은 일본이 폐쇄적인 유통장벽을 쌓아 코닥필름사의 시장진입이 지장을 받고 있다며 일본을 제소했었다. 이 사건은 현재 WTO에서 심의중인데 일본의 주장이 상당히 논리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음반저작권에 대해서도 미국은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일본이 미국의 연주자 및 음반제작자에 의해 제작된 제품을 불법으로 복사, 우루과이 라운드 지적재산권협정을 위반했다는게 그 이유이다. 일본은 법개정을 약속했고 이에 따른 협의가 양국간에 진행되고 있다. 위스키의 수입관세도 문제 되고 있는데 WTO는 일본의 주세제도가 WTO의 규정에 위배된다고 판정,일본은 시정을 해야할 형편이다. 일본은 자국의 소주에 대해서는 35%의 특소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위스키등 수입증류주에 대해서는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점이 말썽이 됐다. 한동안 큰 이슈로 등장했던 반도체는 다소 수그러든 상태다. 미.일 두나라는 지난 7월 말로 만기된 반도체협정의 대안으로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기존의 수치목표가 삭제돼 있다. 대신 반도체위원회를 설치, 이 위원회에서 시장점유율 시장구조 및 세계반도체시장의 성장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자동차는 올해 말까지 일본내에 미국의 딜러망을 200개 설치키로 합의했으나 현재 120개정도로 이는 아직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자동차공업협회(AAMA)가 지속적으로 일본의 수입자동차 시장상황등을 주시하고 있어 언제 마찰이 빚어질지 모를 일이다. 통상분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보험시장은 일본의 대보험회사들의 자회사가 제3보험분야(상해보험 암보험등)의 진출을 금년 말까지 자제한다는 선에서 잠정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제 3보험분야는 생명보험과 비생명보험 이외의 분야를 말한다. 농산물중 사과는 현안으로 남아 계속 협의중이다. 미국은 자국산 사과수입을 제한하는 것은 WTO 위생 및 검역협정에 위반된다며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71년 사과수입자유화를 공약한 이후 지난해에야 처음으로 미국산 사과 2종류를 수입했다. 미국은 다른 4개 품종의 사과도 수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을 검역상의 이유를 들어 거부하고 있다. > 미국의 쿠바제재법안, 소위 헬름즈.버튼법안의 시행에 대해 유럽연합(EU)국가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법을 역외에 적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WTO에 제소했는데 이 문제를 다룰 패널이 곧 설치될 전망이다. 이란-리비아제재법안에 대해서도 유럽연합 국가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국법을 역외에 적용,무역제재조치를 취함으로써 유럽석유산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이 문제를 WTO에 제소하고 한편으로는 국내입법을 통해 보복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 미국은 오는 2005년까지 NAFTA (북미자유무역협정)를 확대, 미주대륙 34개국가를 한데 묶는 FTAA(미주자유무역지대)를 결성키로해 통상마찰은 애써 피하고 있다. 미국은 중남미를 자신들의 안방시장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잘 지도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현안이 걸린 국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뿐이다. 브라질의 경우는 외국업체가 이 나라에 진출할 때 자의적으로 세제를 적용하고 현지조달부품비율을 턱없이 높여 인위적으로 외국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며 미국은 이를 WTO에 제소했다. 아르헨티나와는 섬유 의류 신발의 관세가 논란거리이다. 아르헨티나는 당초 WTO에 제출한 관세양허계획서에서 이들 제품의 수입관세를 35%로 명시했으나 실제는 60%의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은 수출드라이브정책 아래 모든 나라를 상대로 무차별 제소와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마찰이 있는 국가를 WTO에 제소하고 한편으로는 자국법으로 제재하면서 양날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집권 2기를 맞은 클린턴행정부는 모든 외교역량을 경제에 집결시킬 전망인데 앞으로의 무역은 더욱 국가간 힘과 논리의 싸움이 될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