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광장] 연고 동원한 금융상품 가입 권유 자제해야

얼마전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권유도 있고 나름대로 괜찮은 상품이라고 생각돼 비과세 가계신탁에 가입했다. 좀 "무리다"싶었지만 월30만원정도 불입하기로 하고 조건 좋은 신탁을 택했다. 그러나 저축상품의 좋고 나쁨을 소비자 스스로 판단하기도 전에 신종 상품이 나올때마다 각 금융기관이 경쟁적으로 가입을 권유할땐 대단히 곤혹스럽다. 특히 각종 연고를 동원한 가입권유는 이미 도가 지나쳐 한 금융기관에 가입했는데도 이름만 빌려달라거나, 일단 가입한후 해약하라는 등 가입자 입장은 조금도 생각지않고 막무가내로 신청서를 내미는데는 정말 짜증스럽다. 신용카드는 어떤가. 무작정 신청서만 써달라는 완곡한 부탁에 이곳저곳 신청하다보니 나중에는 무슨 카드를 신청했는지도 모르고 기일이 지나 카드가 발급되지 않아도 알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카드사용대금이 날아오는 등 각종 카드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기관이 판매하는 동종의 각종 저축상품간에 눈에 띌만한 차별성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종류의 유사상품이 쏟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은 현혹되기 쉽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총체적인 재테크를 안내해 주는 신뢰감이 고객확보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실적올리기에 급급해 연고를 동원한 가입권유는 마땅히 자제돼야 하며 고객의 재테크를 설계해주는 보다 고차원적인 세일즈를 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것만이 "한번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만드는 길이 아니겠는가. 김홍인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