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을 만드는 노사] (33) '삼도산업' .. 화합 실천

충남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에 자리잡고 있는 삼도산업. 지난 9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자동차용 시트를 생산, 전량을 기아자동차에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의 대립과 반목의 노사관계를 말끔히 씻어버리고 노와 사가 한마음이 돼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구축,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모범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노사간 다져진 협력무드를 밑걸음삼아 오는 2000년까지 신기술력을 자랑하는 최정상의 자동차시트업체로 성장할 꿈을 키워가고 있다. 회사설립이후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던 회사에 지난해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대립적인 노노 및 노사관계로 반전돼 올들어 1월까지 6개월여동안 심각한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해 천안 아산지역을 중심으로 민노총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 회사에도 그해 9월 민노총계열의 강성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회사측은 "조합설립을 인정할 수 없다"며 조합을 와해시키기 위한 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했다. 조합측은 "강철의 구국대오"라는 지하조직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이념교육을 시키고 잔업거부를 하는 등 근로자들을 생산현장에서 이탈시키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쳐댔고 퇴근시간에는 회사정문에서 시위를 하며 근로자들에게 조합활동참여를 강요했다. 조합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협박을 하기까지 했다. 강성조합활동에 염증을 느낀 일부근로자들 사이에 조합불신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노노간의 마찰로 치달았다. 이로인해 조합과 근로자들 사이에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회사분위기가 날로 험악해지자 회사측은 노조집행부 핵심간부를 해고하는 강경책을 폈다. 김갑성노조위원장은 "전집행부의 노동운동이 근로자의 복지보다는 파업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개돼 근로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했었다"며 "당시 우리회사의 노동운동이 지역노동계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노사 및 노노간 반목은 불량률 증가에 따른 클레임증가 등으로 회사경영에 적지않은 손실을 가져왔다. 근로자들의 잔업거부로 생산물량이 부족하게 되고 생산된 것마저도 불량률이 높아 납품회사로부터 클레임걸리기가 다반사였다. 클레임이 걸리면 1분당 납품회사에 7-8만원씩 보상해줘야하는데 하루에 최고 4시간(8대분량)분량의 클레임이 걸리기도 했다. 회사측으로서는 엄청난 피해였고 이는 곧바로 근로자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이렇게되자 근로자들 사이에 "이대로는 안된다"는 분위가 확산되면서 노조집행부를 새로 구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생산성향상을 위해 잔업과 특근을 솔선했고 임단협을 회사측에 위임해버리는 등 종전의 조합활동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또 불량률을 줄이기위해 우수기술자들이 중심이 돼 반숙련자를 대상으로 기술지도를 실시했다.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버리는 등 공정개선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이직률이 종전에는 18%에 이를 정도로 이직빈도가 높았으나 지금은 1%대로 떨어져 안정화됐다. 이에 회사측도 조합을 인정하고 상호 동반자적 관계로의 발전을 모색해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는 노사공동으로 생산관리 자재 품질보증 생산기술 생산 등 5개부문별로 공정개선 기술개발 자동화검토 등을 하고 매주 1회씩 모임을 갖고 공동으로 종합평가를 하는 자주연구회 활동을 한다. 노사양측은 상호간의 신뢰와 협력을 더욱 다지기 위해 이달중으로 전임직원 및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노사체육대회를 회사설립이후 처음으로 열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지속적인 협력관계 모색을 위해 매월 바둑대회 족구대회 등 소규모 이벤트행사 실시하고 있다. 노사화합은 생산성향상으로 이어져 아벨라시트가 종전 8명이 1백대분량을 생산하던 것이 7명 1백20대분량으로 확대됐고 세피아시트는 18명 1백50대분량에서 16명 2백대분량으로 늘었다. 크레도스시트는 30명 2백20대분량에서 27명 2백75대분량으로, 프레지오시트는 30명 80대분량에서 50명 2백대분량으로 늘어 전체적으로 30%이상 향상됐다. 또 불량률도 크게 떨어져 시트용패드가 종전의 5%대 불량률에서 0%로 낮아진 것을 비롯 백프레임 리프터 등도 불량률이 0%로 떨어졌고 종전 1%대의 공정누락률도 0%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00년까지 매출액을 1천억원대로 높이고 연구부문에 집중 투자를 해 시트생산 관련부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내년중에 ISO인증도획득할 계획이다. 김태식사장은 "기업에서의 노사관계를 금전적인 문제로 해결하는 것은 순간일뿐으로 원만한 노사관계는 끝없는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근로자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보다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