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최장수 택시기사 김정섭옹 .. 대통령표창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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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의 노인이 현역 택시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확인돼 조기퇴직으로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삼천포시에서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김정섭옹. 김옹은 14일 서울 교통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육운진흥촉진대회에서 국내 최장수의 택시기사로 확인되면서 영예의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호적나이는 81세이나 실제 나이는 1913년생으로 83세라고. "언제 까지 하냐고요. 택시운전사에게 정년이 어디 있습니까. 몸이 말을 들을 때까진 계속 핸들을 잡을 겁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옹은 정년없는 자신의 직업이 자랑스럽다고 답한다. 김옹이 별안간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최고령 택시기사란 점에서가 아니라 젊은이도 감히 엄두를 못내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서이다. 그는 우리사회 통념상 공경만 받아야할 나이지만 거꾸로 노약자와 장애인들을 "떠받치며" 살아간다. 통상 승차를 거부당하는 노약자와 장애자에겐 돈을안 받고 태워다 준다. 또 농기계에 의한 사고가 빈번하자 사재를 털어 경운기 등 농기계에 야광표지판을 달아주고 있다. 이에대해 김옹은 "남을 돕는 게 아니라 내가 편하기 위해서"라고 겸손해 한다. 김옹은 또 생선장수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항도시인 사천에선 비린내가 난다며 생선장수 아주머니들의 택시승차를 꺼리는데 그는 이들의 다정한동반자가 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주머니들이 새벽장사를 마친 오전 2시30분께는 어김없이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시간이 상관있습니까. 손님이 원하는대로 운전을 해야하는 건 당연하지요" 그는 일제하인 지난 37년 23세의 나이로 처음 핸들을 잡은뒤 60년동안 단한차례도 핸들에서 손을 뗀 적이 없다. 4남3녀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부인 안기선씨(77)와 오붓한 삶을 누리고 있다. 김옹은 이런 "60년 운전 성적표"에 만족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