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책] 그린버그 저서 'Memos From The Chairman'

성형표 서양의 기업문화중 특이한 것의 하나가 "메모랜덤"을 쓰는 관행이다. 조직내의 모든 간부는 기록에 남겨둘 사항을 "메모랜덤"에 정리하며 상하좌우로 전달한다. 조직의 총수인 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8대 증권회사로 매년 자본수익률 20%를 넘나드는 높은 수익을 올리는 베어 스턴즈(95년 수입총액 37.5,000만달러, 순이익 2.4,000만달러)의 총수 알란 그린버그회장이 70년대후반부터 20년간 쓴 메모 일부를 모아 책으로 내놓았다. 그린버그회장의 경영상 지상과제는 주주를 위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과,다른 회사는 영업이 안돼 사람을 자를 때에도 계속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영간부들에게 다음과 같은 좌우명을 지키도록 강요한다. 의사결정은 상식에 맞춰하라 집단적인 사고방식을 피하라 끊임없이 특히 영업이 좋을때 비용을 통제하라 계속 좋은 사람(특히 가난하나 머리좋고 부자가 되고픈 욕망을 가진 젊은이)을 구하라 개인이든 기관이든 교만떨지 말고 겸손하라. 그린버그회장은 매달 수익의 목표와 진도를 점검하며 그것이 달성될 때의 기쁨을 조직원들에게 전한다. 특히 그가 많이 쓰는 메모의 주제는 비용절감이다. 종이 클립 구매금지, 팩스머신 구매자제, 비행기 출장 마일리지 회사반납등 기지가 넘치는 안을 유머스런 글로써 표현하여 가히 문학적 수준으로 승화시킨다. 또 비용절감과 함께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직원의 자세로 올바르게 전화받는 방법, 손님에게 건방떨지 말 것을 계속 주문한다. 그린버그회장은 자기의 경영철학과 생활습관을 간결하나 강력한 필치로 쓰고 있어 "메모"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시사항을 쉽게 잊어버릴 수 없게 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기본자세의 문제에서 현재 우리의 어려움이 초래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경영자가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들었다가 충격적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