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라운지] '바퀴벌레 방역처방' 내놔 .. 이신행 의원

"바퀴벌레 박멸하여 생활정치 실현하자" 이신행 의원(신한국당)은 19일 국회예결위에서 정책질의를 통해 이처럼 다소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의원의 이런 주장은 나름대로의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개헌이니 대선이니 하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있는 우리 정치권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참신한 목소리라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의원은 "여성단체들과의 접촉에서 바퀴벌레가 여성들에게 징그럽다 못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퀴벌레의 해악을 처음 실감했다"며관심을 갖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이의원은 실제로 그냥 지나쳐도 그만인 이 문제를 꼼꼼히 짚어보기로 하고 지난달 지역구인 구로구의 1천2백여 가구를 상대로 바퀴벌레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성의를 보였다. 설문조사 결과 놀랍게도 전체 응답자(8백98명)중 39.5%가 바퀴벌레를 가장 해로운 벌레로 지목했다. 예전에 전국민이 박멸대상으로 삼았던 쥐(34%)보다 더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퀴벌레임이 드러났다. 또 국민들이 바퀴벌레의 습성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밝혀졌다. 이의원 스스로는 이런 조사와 연구과정에서 전세계적으로 3천5백여종의 바퀴벌레가 있고 이중 30종 정도만이 집안에 침투해 번식하지만 번식력이 워낙 왕성해 개인이 고립분산적으로 방역활동을 펴서는 도저히 박멸시킬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특히 이의원은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세워놓지 않고 바퀴벌레 방역에 관한한국민들이 각자 알아서 할 일정도로 철저히 방관하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바퀴벌레 전문가가 된 이의원은 이날 "정부차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방역활동을 해야 바퀴벌레를 박멸할수 있다"고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