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7) 페어웨이 '구체적 겨냥' 하라

며칠전 독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구력 3년에 핸디캡 18이라고 밝힌 그는 다음 질문을 했다. "내가 자주 가는 골프장의 8번홀과 17번홀은 양옆이 OB인 파5홀이다. 그런데 그 두홀에서는 10번중 8번 OB가 난다. 8번홀에서 훅 방향 OB이면 17번홀에서는 슬라이스 OB인 식이다. 그 두홀에서 OB가 안나는 날은 80대중반 스코어이지만 OB나면 영낙없이 90을 넘는다. 일부러 과감하게도 쳐보는등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징크스를 깰 수가 없다"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다. 과연 해답이 있을까. 여기서 "5번아이언으로 티샷하시오"식의 교과서적 답변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드라이버로 OB 안 내는 법"을 원하니까. 나는 OB가 나는 결정적 이유를 "겨냥 부재"로 생각한다. "구체적 겨냥"이 없기 때문에 OB가 난다는 것. 양쪽이 OB인 홀에서 골퍼들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향해 어드레스한다. 그러나 그건 마음뿐이다. 실제로는 페어웨이 전체가 목표이다. 그들은 OB를 안 내는 게 최우선 목표이고 볼이 페어웨이 안에만 들어 오길 바란다. 그들의 어드레스는 실상 한 가운데가 아니라 페어웨이 전체인 것이다. 페어웨이 전체를 겨냥한다는 것은 "집중하기 위한 구체적 목표"가 없다는 뜻이다. 머리속에 특정 목표가 있어야 그곳으로 치는데 목표가 너무 광범위하니까 스윙도 광범위하게 된다. 내일 그 예를 들어 보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