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8) 풀 한포기로 OB를 제압한다

어제에 이어 OB에 대한 해법이다. 나는 페어웨이 폭이 200야드나 되는 곳에서도 OB 내는 골퍼를 보았다. 미 LA 근교 펠리칸 힐스라는 코스에서 였는데 그곳의 한 홀은 페어웨이 한가운데 벙커가 있고 그 양쪽은 거리가 100야드씩이나 되는 허허 벌판이었다. 그런데도 내 동반자중 한 명은 거기서 오른쪽 OB를 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내 볼은 폭 3m에 불과한 그 가운데 벙커로 들어 간 것. "설마 저 작은 벙커로 들어가겠느냐"며 그곳을 겨냥했는데 볼은 영낙없이그곳을 찾아 들었다. 이 상황이 바로 "겨냥"을 설명한다. OB 낸 친구는 워낙 벌판이었던 만큼 겨냥 없이 쳤을 것이고 그래서 OB까지 났을 것이다. 결국 OB를 안 내려면 페어웨이 한가운데의 맨홀 뚜껑이나 풀 한포기 등 "세부적 목표"를 반드시 정해 놓고 쳐야 한다는 얘기다. OB를 "스윙 잘못"으로 이해하면 해답이 없다. OB없는 홀에서는 왜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한 복판을 가르는가. 기술을 지배하는 것은 심리이다. 전방 30m지점의 "풀 하나"를 겨냥해 어드레스한 후 "그 풀 한포기가 머리속에 가득 차 OB를 잊게 만들면" 그것이 집중이다. 그게되면 양쪽 OB나 폭 100야드의 넓은 페어웨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구체적 겨냥은 어드레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고 집중은 불안감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