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환경조명] 'KBS 사옥' .. 안테나타워에 액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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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까지 외국에 살다 귀국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서울의 밤거리는 너무 어둡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중에는 "도시전체가 어둡다보니 음울한 느낌까지 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명동 종로 강남등 일부지역의 밤거리는 밝다 못해 현란하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건물에 광고판을 무분별하게 설치했기 때문이다. 주위야 어떻든 나만 튀면 된다는 생각이 낳은 또다른 문제점인 셈이다. 건물조명은 주위의 환경과 조화를 이뤄야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 외부조명은 환경조명이라고 불린다. 보다 아름다운 도시를 위해 국제조명연구소와 공동으로 국내외 우수 환경조명 사례를 발굴, 매주 토요일 연재한다. ====================================================================== 여의도 KBS사옥의 조명은 국내최초의 환경조명으로 꼽힌다. 안테나탑에서 쏟아져 나오는 강렬한 빛이 기둥과 지붕선등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빛과 어울려 여의도광장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KBS의 조명은 건물의 특징을 부각시킬수 있도록 강약이 적절하게 배분됐다. 위로 우뚝 솟은 안테나타워엔 액센트를 주고 나머지 부분은 이를 보완하는 구조다. KBS건물은 본관과 신관,홀로 구성돼 있다. KBS본관 정면에는 18미터짜리 둥근기둥 14개,돌출지붕선,옥탑건물,40m 안테나타워등이 있다. 본관 둥근기둥에는 투광기를 부착시켜 상하로 빛을 내게 만들었다. 이로써 기둥의 수직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벽은 기둥뒤에 있는 만큼 배경조명만으로 처리됐다. 약간 어두운 벽면을 배경삼아 14개 기둥이 멀리서도 뚜렷이 보인다. 본관옥탑은 지붕마감선에서 뒤로 밀려나 있는 1m정도의 건물로 벽면이 균일하게 조명을 받고 있다. 40m짜리 철골구조 안테나타워의 가운데에는 1개의 투광기를 설치, 정점을 향해 위로만 비추도록 했다. 높이 20m께에 4개의 조명기구를 다시 설치, 안테나가 백색과 적색의 층을 이룬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됐다. 또 일정시간이 지나면 색깔이 자동적으로 적, 황, 녹색등으로 변하는 조명기구들도 설치돼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