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ing Women] 최영애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성폭력문제는 알면 알수록 그 심각성에 놀라게 됩니다. 갈수록 사건이 늘어나고 그 성격도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심화돼요. 다행스런 점은 성폭행사건을 범죄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최근 서너달동안에는 상담소를 찾은 피해자의 고소율이 18%(전국평균 2%)에 달했어요"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소장(45)은 자신과 직원들을 "사무실이 없어지기를 기다리며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한다. 상담소가 문을 연 것은 91년 4월.장필화(이화여대교수.여성학) 조형(이화여대교수.사회학) 강기원(변호사)박혜란(여성학자)씨와 최소장등이 성폭력추방을 위해 설립을 결의했고 당시 이화여대 여성학강사로일하던 최소장이 대표로 선출됐다. "상담원 2명으로 출발한 첫달에 400여건의 문의전화를 받으면서 피해자가 너무 많다는데 놀랐어요. 며칠 간격으로 여자 중고생 출산이 알려진 올 9~10월에는 상담량이 평소의 2배로 폭증했습니다" 그는 요즘에는 피해자가 상담하러 오기까지의 시간이 짧아져 사태 해결에 빛이 보인다고 전한다. 초기에는 50~60대 여성이 10대때 피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등 10년이상 지난 일을 상담해오는 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1달미만의 일(빠를경우 피해직후)로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 전체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어린이 성폭력이나 직장내 성폭력은 거의 전형적인 수법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교육으로 상당부분 줄일수 있다고 전했다. 상담소는 91년 김부남씨사건과 92년 김보은양사건 당시 후원회를 결성해 무죄석방처리에 앞장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최근에는 정부도 성폭력방지특별법 개정을 준비하고 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4개단체에 재정지원, 중고교 교감선생과 여자경찰들에 대한 특별지도등을 해줘 더욱 힘이 난다고. 현재 상담원은 30명이며 대학생들이 야간상담원(70여명)과 사무지원자(30명)로 봉사중이다. 일반상담(월~토요일 오전10시~오후5시, 529-4271~2) 위기상담(일.공휴일제외 x 24시간, 573-1888)을 실시하고, 위기센터(피해 48시간 이내에 신고될 경우 증거채취를 돕는 곳)와 열림터(피해자 보호시설)를 운영하고 있다. 자문위원은 박금자 이나미 김정일(의사) 김삼화 황산성(변호사) 오숙희씨(여성학자)등 110여명. 최소장은 남편 김형래교수(외국어대 화학과)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