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세상] 컴퓨터업계, USB방식 경쟁적 "채용"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USB(Universal Serial Bus)를 채용한 PC와 주변기기를 경쟁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9월 현대전자가 이 기능을 갖춘 멀티미디어PC를 처음 선보이면서 국내 시장에 등장한 USB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추계컴덱스를 계기로 양산단계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USB가 최대 127개의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있는 무한한 확장성을 갖고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통해 제2차 멀티미디어 혁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있다. 이번전시회에 선보인 국산 USB방식 제품은 삼보컴퓨터의 "드림시스97",삼성전자와 LG전자의 모니터, 현대전자의 17인치 모니터와 마우스 키보드등이다. 이번 컴덱스에서는 국내업체뿐아니라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NEC 필립스 IBM등 35개업체가 USB기능을 갖춘 칩세트에서부터 마더보드 스캐너 조이스틱 스피커 전화기 허브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컴덱스를 참관한 업계관계자들은 "이제는 USB가 완전히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USB지원 소프트웨어를 조기에 발표하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초 관련제품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2.4분기엔 USB기능 제품의 사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업계관계자들은 USB가 PC사용자에게 안겨줄 장점으로 엄청난 확장성을 가지면서도 본체의 뒷면에 늘어선 복잡한 배선을 줄여주는 것을 꼽고있다. 본체의 USB포트에서 뽑아낸 선에 달린 허브(네모형으로 규격화된 연결잭을 여러개 꽂을 수있는 커넥터)에 수많은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있기 때문이다. 허브는 전기 소케트처럼 별도로 분리하거나 모니터 또는 키보드에 장착하는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고있다. PC를 켠 상태에서 주변기기를 꽂아 곧바로 쓸수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기능도 USB의 장점중의 하나이다. 기존 PC의 경우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주변기기는 PC를 끈후 연결해야 본체가 주변기기의 종류를 인식하여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불편했다. USB는 편리한 대신 주변기기 1개당 10달러정도의 추가비용이 든다. 본체에 설치된 USB칩세트와 호환이 되도록 주변기기에도 별도의 칩세트를 장착해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USB의 등장은 아직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기의 출현을 예고하고있다. 본체에 연결할 수있는 주변기기의 수를 폭발적으로 늘릴수 있는만큼 멀티미디어의 세계는 더욱 넓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